LG 이성우.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잠실=김성태 기자]"생각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 감독 입장에서는 시즌 운용을 하는 것이 훨씬 편할 수 밖에 없다."

안방의 중요성은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최하위 롯데의 부진은 경험 많은 안방마님의 부재가 그 시작이었다. 야구라는 스포츠에서 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만큼 크다.

LG는 리그 3위다. SK와 두산이 1, 2위로 달리고 있고 그 뒤를 LG가 따라가는 모양새다. 그리고 LG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누가 뭐래도 마운드다. 리그 평균자책점 압도적 1위다.

하지만 투수 혼자 잘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공을 뿌리는 선수가 있으면 그 공을 안전하게 받아주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 LG는 젊고 강인한 주전 포수, 그리고 경험 많은 백업 포수가 있다.

주전 유강남, 백업 이성우다. 그리고 프로 3년차 파릇파릇한 전준호도 있다. 일단 유강남은 한 방이 있는 타자다. 공격형 포수, 타격이 약한 LG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그런데 아팠다.

오른쪽 손목에 통증이 심해서 지난 6월 3일 1군에서 빠졌다. 빈 자리를 채운 선수가 바로 이성우였다. 이성우는 1981년생 베테랑 포수다. SK에서 시작, KIA에서 오래 뛰었고 작년까지 다시 SK서 뛰었다.

현역으로 더 뛰고 싶었고, 백업 포수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은 LG가 그를 데려왔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그렇게 지난 6월 1일 경기부터 1군 경기에 나오기 시작했고 나름 제 몫을 했다.

사실 타격은 별로다. 31타수 4안타 타율1할2푼9리 2타점이 전부다. 하지만 LG가 이성우에 바라는 것은 타격이 아닌 안정감 있는 수비다. 그렇게 14경기를 소화하며 유강남의 빈 자리를 알뜰살뜰 채웠다.

동시에 LG는 이성우의 백업으로 전준호를 투입하면서 안방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었다. 류중일 감독은 "이성우와 전준호, 두 선수 모두 생각 이상으로 잘해줬다"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4일 잠실 두산전부터 다시 유강남이 1군에 복귀, 선발로 나서게 됐지만 류 감독은 백업 포수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있다. 오히려 유강남이 없어도 팀이 탄탄한 안방을 앞세워 승승장구 했으니 흐뭇하다.

류 감독은 "향후 유강남이 선발로 나선 뒤, 경기 후반에 이성우가 나가서 마무리를 잘해주면 좋을 것 같다. 대주자로 기용 할 수 있고, 이성우 카드가 있으니 시즌을 운용하는 것이 편하다"라고 말했다.

간간히 후반에 나와 한 두 이닝을 잘 막아낸 전준우에 대해서도 류 감독은 "잘해줬다. 나중에 또 1군에 올라올 수 있으니 준비 잘하라고 이야기 해줬다"며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성우든 전준호든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고 있는 LG다. 안방의 중요성을 잊지 않은 유비무환의 자세가 있었기에 현재 LG는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마운드를 앞세워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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