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소사와 롯데 다익손. 사진출처=스포츠코리아, 롯데자이언츠 제공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유니폼을 갈아입고 새 출발에 나선 소사(SK)와 다익손(롯데) 두 외국인 투수가 서로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두 선수의 인연은 다소 얄궂다. 소사가 다익손을 대신해 SK의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다익손이 자신의 교체설을 외부로부터 듣게 됐고, 결국 선발 하루 전날에 팀을 떠나야만 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롯데는 지켜보던 소사가 SK 유니폼을 입으면서 외국인 투수 영입에 차질이 생겼다. 결국 롯데는 SK에서 나온 다익손을 영입해 톰슨이 떠난 외국인 투수 자리를 메웠다.

우여곡절 끝에 유니폼을 갈아입은 두 선수는 이번 주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소사는 지난 9일 삼성과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KBO리그 복귀전을 치렀고, 다익손은 13일 LG와의 원정 경기에 나서 약 2주 만에 복귀했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소사는 최악의 투구로 패전의 멍에를 안았고, 다익손은 어느 정도 선방했다.

먼저 등판한 소사는 4이닝 동안 7피안타 3홈런을 얻어맞으며 8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영입 전부터 있었던 소사의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던 경기였다. 장타 허용의 위험이 큰 뜬공 투수라는 점과 최근 2년 동안 문학구장에서 방어율 7.64(17⅔이닝 15자책)로 부진했던 모습이 그대로 이번 경기에서도 나왔다. 비교적 크기가 작은 문학구장에서 홈런 3방을 얻어맞으며 고개를 숙였다.

반면, 다익손은 자신의 약점을 어느 정도 극복해 냈다. SK는 다익손의 큰 키(205cm)에서 뿜어져 나오는 150km대의 빠른 직구를 원했으나, 정작 다익손의 구속은 평균 144km에 그쳤다. 또한 이닝 소화 능력도 경기 당 5⅔이닝에 불과해 결국 SK와 결별 수순을 밟았다.

하지만 다익손은 롯데 데뷔전에서 7이닝을 소화하며 자신의 약점을 극복했다. 구속도 최고 147km를 찍었고, 공격적인 승부와 적절한 변화구 볼 배합으로 상대의 헛스윙을 유도해내며 합격점을 받았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SK시절 5회 이후 급격하게 힘이 떨어졌던 다익손은 이날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며 결국 동점까지 허용했다. 이닝 소화에 약점을 가진 다익손이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이렇게 두 선수는 서로 다른 데뷔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아직 한 경기뿐. 명예회복 혹은 검증의 시간은 충분히 남아있다. 엇갈린 운명의 두 선수가 어떤 반전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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