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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상승세다. 타이거즈가 5연승을 했다. 김기태 감독이 물러난 이후 박흥식 감독 대행 체제가 되면서 팀 분위기가 달라졌다. 과장을 많이 섞어서 말하면 지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

어떤 것이든 마찬가지다. 밸런스가 중요하다. 달리는 말에 채찍만 가한다고 해서 말이 무조건 달리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시기에 당근도 함께 주면서 힘을 실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작년 시즌이 끝나고 김기태 감독은 대대적인 변화와 리빌딩을 천명했다. 2018시즌, 선수들의 안일함을 지켜본 김 감독은 강하게 나가기로 맘 먹었다. 선수들에 이를 악문 철저한 준비를 요구했다.

동시에 LG에서 강상수 코치를 데려오며 냉정한 경쟁 체제를 예고했다. 채찍과 선의의 경쟁은 팀 전력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는 명약이다. 감독이든, 코치든, 선수든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긴장감 백 배였다. 비시즌, 선수들은 자발적으로 챔피언스필드에 나와 캠프를 준비하며 체력 단련에 몰두했다.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었다. 경쟁에 대한 압박이 생각 이상으로 심했다.

특히 투수진의 경우, 강상수 체제는 처음이었다. 아직은 낯선 강 코치가 팀 투수진에 큰 영향을 주는 인물이 되면서 선수들의 몸이 굳었다. 과하게 긴장하고 과하게 몸을 만들었더니 시즌이 시작하자 하나 둘 아프기 시작했다.

베테랑은 자리를 내주지 않기 위해 훈련을 무리하게 하다가 부상이 찾아왔다. 젊은 영건은 열정이 너무 넘치다보니 페이스 조절에 실패했다. 아픈 줄 모르고 불나방 처럼 달려들다가 부상이 찾아왔다.

이러한 분위기는 팀 전체로 퍼졌다. 이범호, 김주찬, 김선빈 등 여러 주전급 선수들이 시즌 초반부터 부상으로 빠졌고 임기영, 한승혁 등 4, 5선발로 나설 후보군도 초반부터 몸에 이상이 오면서 팀 전력이 대거 약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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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찍은 분명 필요했지만, 과했다. 페이스 회복에 실패한 주전급, 아직은 경험이 부족한 영건, 그렇게 팀은 연패에 빠졌고 순위는 하락했다. 김기태 감독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소용 없었다.

그렇게 김기태 감독이 자진해서 나간 뒤, 타이거즈는 성적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새로 부임한 박흥식 감독 대행은 퓨처스 코치를 대거 1군에 합류 시키면서 팀 분위기 재정비에 나섰다.

실제로 옆에서 봐도 표정이 밝다. 화기애애 했다. 선수들은 퓨처스에서 봤던 익숙한 코치들의 얼굴을 보고 부담을 내려놨다. 실수를 해도 격려하고 응원했다. 김기태의 채찍이 끝나고 박흥식 대행의 당근이 타이거즈에 찾아온 셈이다.

박 대행은 최근까지 퓨처스 감독이었다. 젊은 선수의 기를 살리는 것에 능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형님 리더십도 좋지만, 허허 웃으며 달래는 아버지 리더십에 선수들의 마음은 풀렸고 녹았다.

하지만 당근 사이에 적절한 채찍도 가했다. 베테랑 선수들에 기회를 주되, 전반기 내로 안되면 냉정하게 대처하겠다는 일침을 가했다. 최형우가 최근 들어 페이스가 갑자기 좋아진 이유 중 하나다.

그렇게 전날 KT를 잡고 5연승에 성공, 타이거즈는 상승세를 탔다. 물론 계속된 당근은 팀을 망치게 하는 원인이 된다. 2018년이 그랬다. 채찍도 필요하다. 어떤 것이든 마찬가지다. 밸런스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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