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진 투수코치.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타이거즈 레전드 출신이었던 이대진 KIA 투수코치가 스스로 타이거즈에서 나왔다.

이대진 코치는 21일 구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5일 김기태 감독의 자진 사퇴에 함께 책임을 통감,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 16일 이 코치는 김 감독 사퇴 이후, 한 템포 쉬고자 2군 퓨처스리그 코치로 보직을 옮겼다. 하지만 이 코치는 고민 끝에 타이거즈 코치 생활을 마무리 하기로 결정했다. 구단은 이 코치의 사퇴 의사를 듣고 최대한 만류했지만 확고하게 결심한 이 코치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이 코치는 타이거즈 레전드다. 서림초-진흥중-진흥고를 졸업하고 지난 1993년 입단했다. 그리고 2011년까지 KIA에서 19년이나 뛰었다. 한 팀에서 이렇게 오래 뛰는 것도 쉽지 않다. 오른손 정통파 강속구 투수였던 이 코치는 타이거즈를 대표하는 1선발이자 에이스였고, 특히 상대 에이스와의 맞대결에서 유독 더 강한 면모를 보이며 '에이스 오브 에이스'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1995시즌 14승, 1996시즌 16승, 1998시즌 17승을 기록했고 1995시즌과 1998시즌은 리그 전체 탈삼진 1위 타이틀을 가져가기도 했다. 2000년에 잠시 타자로 전향을 했지만, 다시 투수로 재기에 성공했고 팀의 10번째 우승을 차지했던 2009시즌 때, 개인 통산 100승이라는 금자탑을 쌓기도 했다.

말 그대로 타자는 이종범, 그리고 투수 이대진이었다. 두 레전드는 해태의 마지막 영광, 그리고 KIA의 시작을 함께 했던 타이거즈를 상징하는 투타 에이스였다. 이종범의 경우, 은퇴 과정에서 구단과 크고 작은 아쉬움이 있었고 현재는 LG에 있지만 이대진의 경우는 좀 달랐다.

2012시즌 LG에서 한 시즌만 뛰고 은퇴를 선언, 2013시즌 한화 코치로 가면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지만 곧바로 2014시즌 타이거즈 투수코치로 오면서 친정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선동열 감독에 이어 김기태 감독과 함께 타이거즈를 이끌며 2017시즌 팀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2018시즌 팀이 5위에 그쳤고 올해는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선수 시절과 달리 지도자 생활은 쉽지 않았다. 마운드 혹사를 비롯, 여러 좋지 않은 비난을 감내했다. 그래도 타이거즈 레전드라는 자부심을 갖고 팀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5시즌 가까이 함께 한 김기태 감독이 물러나자 함께 책임을 지고 자리를 떠나게 됐다. 타이거즈가 또 한 명의 레전드와 다시 이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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