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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김기태 감독(이하 김감독)이 자진사퇴한 지 나흘이 지났지만 그 파장이 만만찮다. 사퇴 과정을 되짚어보자.

*김감독은 팀이 지난 15일 KT에 4-7로 져 5연패,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구단에 사퇴를 표명했다. 10위의 수치스런 부진이지만 겨우 43경기(13승 1무 29패)를 치러 남은 101경기서 대반격을 충분히 이룰 수 있다는 걸 감안하면 너무나 뜻밖의 퇴진이었다.

김감독은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에서 벗어나고자 ‘타올’을 던졌겠지만 구단과 팬들의 기대를 저버린 다소 무책임한 처사로 여겨진다.

김감독은 2014년 LG트윈스 사령탑을 그만둘 때도 조급한 결정을 내렸다. 개막후 불과 한달 보름만인 5월 12일에 사퇴했기 때문이다. 자진 사퇴인 탓에 8억원 가까운 잔여 연봉을 포기해야 하므로 손실은 본인이 가장 크지만 야구인들은 그의 ‘조기 낙마’를 매우 아쉬워 한다.

*이 과정에서 구단의 조치가 명쾌하지 않았다. 15일 경기후 사퇴를 표명한 만큼 프런트 고위급은 밤새 논의 끝에 감독 대행을 선임하고 16일부터는 새 감독 대행에게 지휘권을 맡겼어야 했다. 감독이 중도하차하는 어수선한 분위기속에 승리를 바라는 건 ‘나무에서 고기를 구하기’만큼 불가능한 일이다.

박흥식 대행이 치른 17~19일의 한화 3연전에서 2승 1패로 위닝 시리즈를 거둔 걸 보면 더욱 더 김감독이 덕아웃을 지킨 KT전 3-6 패배가 아쉽다. 만약 기아가 시즌 최종전에서 0.5~1경기차로 5강 진출에 실패하면 16일 패배가 두고 두고 아쉬울 것이다.
  • 성적부진에 책임일 지고 전격 사퇴한 김기태 감독이 기아 감독으로는 최종전이었던 kt전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김감독의 사퇴에 일부 극성 팬들의 휘둘림이 작용했다는 건 나쁜 전례여서 타구단 관계자들도 심정이 착잡할 것이다. 팬이 없으면 프로야구가 성립될 수 없지만, 감독은 주어진 계약기간내 야구 철학과 경륜, 소신을 갖고 매 경기에 임해야 한다.

2014년 10월말 선동열 전 감독이 재계약 직후 급거 사퇴한 것도 일부 극성 팬들의 항의 때문이었는데, 기아 구단은 이참에 ‘팬심 달래기’를 철저히 궁리해야 하지 않을까.

*‘9개 구단의 호구’였던 기아가 한화전 2승1패를 거둠에 따라 당분간 ‘태풍의 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만약 4연패에 빠진 롯데와의 21~23일 홈 3연전에서 스윕을 달성하면 8~9위로 올라서는 탓이다.

또 이어지는 24~26일 KT와의 홈경기 결과에 따라 7위도 넘볼 수 있어 식어가는 흥행 열기에 불을 붙일 수도 있다. 기아는 에이스 양현종이 19일 한화전에서 무실점의 호투를 보인데다(시즌 2승) 22일 고참 김주찬과 나지완을 1군으로 불러 전열을 가다듬으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 박흥식 감독 대행
*대행체제로 겨우 세경기를 치렀지만 기아 선전의 요인은?

먼저 선수들의 분발이다. 김감독이 불명예의 퇴진을 한 만큼 좋은 성적으로 ‘스승’을 조금이라도 위로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 김감독의 퇴진이 분위기 쇄신의 작지 않은 요인으로 작용한건 틀림없어 보인다.

두번째는 박흥식 대행의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지휘다. 박대행은 얼떨결에 선임이 된데다 타격 전문 코치 출신이어서 “침체에 빠진 팀을 잘 이끌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구단이 박대행을 올해 2군 감독으로 선임한 게 ‘신(神)의 한수’가 됐다. 1군 수석코치나 타격 등 전문분야 코치와 2군 감독은 지휘의 격이 틀린다. 2군 감독은 ‘리틀 1군 감독’으로 전반적인 선수단 운용의 다양한 경험을 쌓을수 있는 게 큰 장점.

거기에다 박대행은 1,2군 전력을 꿰ㄷㅜㅀ고 있어 ‘노장과 신예’의 적절한 기용이 가능하다. 선수들의 안일하고 무기력한 플레이에도 일침을 가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대행뿐 아니라 KT 신임 이강철 감독도 2군 감독을 지낸 관록을 바탕으로 최근 5승 1패의 상승세로 7위를 달리고 있다. 하여간 박대행의 올시즌 성적 여하에 따라 2군 감독의 평가가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스포츠한국 객원기자/前 스포츠조선 야구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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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9/05/20 10: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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