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류중일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잘 나가던 LG에 위기가 찾아왔다. 선수들의 페이스가 전반적으로 떨어진 가운데, 17일과 18일 3위 경쟁을 하던 NC에 2연패 덜미를 잡히며 5위까지 추락했다. 멀게만 보였던 6위 한화와의 격차도 두 경기 반으로 줄었다.

믿었던 마운드가 와르르 무너졌다. 현재 LG 불펜의 팀 방어율은 3.38로, 여전히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던 시즌 초반보다는 다소 힘이 떨어진 모습이다. 개막 후 4월까지 2.41의 압도적인 ERA를 기록했던 LG 불펜은 5월 5.11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주춤했다. 특히 최근 일주일 동안에는 무려 11.0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선발 역시 5월 동안 5.3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부진에 빠져있다.

타선의 페이스도 좋지 않다. 시즌 전반적으로 2할5푼대의 타율을 기록하며 어느 정도 선방하는 듯해 보이나, 득점권 타율 0.242(리그 9위)에 타점은 172개로 리그에서 가장 적다. 영양가 있는 타격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최근 일주일엔 타율 2할1푼8리, 11타점으로 극도로 부진했다. LG 류중일 감독의 시름이 깊어져만 가는 상황.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LG에 희망적인 소식도 들려왔다. 부상 재활 중이던 LG 주력 투수들이 복귀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다.

4월 말 허리 부상으로 이탈한 ‘마무리’ 정찬헌은 지난 18일 두산 2군과의 퓨처스 경기에 나와 실전을 소화했다. 류중일 감독의 말에 따르면 정찬헌은 이번 주 중 2군 경기에 한 차례 더 등판해 실전 감각을 조율한 뒤, 상태가 좋으면 1군에 바로 복귀할 예정이다. 류 감독은 “최근 임지섭도 좋다는 보고를 받았다. 불펜진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선발 자원인 임찬규도 복귀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초순 경 왼쪽 엄지발가락 미세골절 부상으로 이탈한 임찬규는 최근 불펜 피칭을 소화하며 복귀 준비에 들어갔다. 임찬규 역시 이번 주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한 후 사나흘 휴식 뒤 1군에 올라올 예정이다. 류중일 감독은 “하루 등판하고 사나흘 쉬면 열흘 정도가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다음 주 복귀를 시사했다.

그러나 타선으로 눈을 돌리면 답답함 그 자체다. 차근차근 올라올 준비하고 있는 투수들과는 달리 타선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2군 선수들은 보이지 않는다. 2군에서 맹타를 휘둘렀던 전민수(퓨처스 타율 0.361), 백승현(퓨처스 타율 0.333)은 이미 1군에 올라와있다.

류중일 감독 역시 “(2군에서) 올라올 타자가 많이 없다”라고 인정했다. 그나마 우타자 자원인 김재율을 언급했지만, 그 역시 2군에서 타율 2할2푼5리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1군에 올라와 활로를 터줄 타자들이 없어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올 시즌 첫 고비에 류중일 감독은 “힘내야지 어떡하겠나”라며 쓴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현재 1군에 남아있는 선수들을 믿는 것이 류 감독이 할 수 있는 전부다. 다행히 LG는 연패 수렁 속에서 가뭄 속 단비 같은 우천 취소를 맞이하며 재정비할 시간을 벌었다. 이 우천 취소가 LG의 페이스를 되돌릴 수 있을까. LG는 이번 주 SK와 롯데를 만나는 험난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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