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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2017년 우승 팀이 2018년 5위로 마감했다. 가을야구를 했지만 팬들은 김기태 감독의 탓을 했다. 그게 발단이었다. 올 시즌에 돌입하기 전, KIA는 리빌딩을 천명하며 세대교체를 주장했다. 김기태 감독이 새롭게 판을 전개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베테랑 임창용을 팀에서 방출 시켰다. 위기였다. 여기에 마무리 김윤동이 어깨를 붙잡고 쓰러지며 과부하 논란이 터졌고 팀은 9연패에 빠졌다. 절정이었다. 결국 김기태 감독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결말은 사퇴였다.

지난 15일 KT전이 끝나고 김기태 감독은 고심 끝에 결론을 내렸다. 자진해서 감독직을 사퇴하기로 맘 먹었다. 쉽지 않은 결정, 하지만 김 감독은 한번 결단을 내리면 돌아서지 않는다. 지난 2017시즌에 팀 우승을 이끈 김 감독과 2020년까지 재계약을 했던 구단 입장에서는 김 감독의 단칼 결정에 '초비상'이 됐다.

계약기간이 내년까지였지만, 김기태 감독은 성적으로 인한 팬들의 부정적인 여론을 외면하지 않았다. 그저 무시하고 초지일관 감독 자리를 끝까지 유지하고 버텨도 아무 상관 없었다. 비난이 쏟아져도, 그래도 2017시즌에 우승을 만들었던 감독이었기에 계약기간을 채울 명분은 충분했다.

하지만 2017시즌 우승을 하고 2년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임에도 타이거즈 팬들은 우승 감독은 인정하지 못했다. 속칭 돌기태라 부르며 무능한 감독이라 치부했다. 올해 리빌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베테랑의 집단 노쇠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래도 새 얼굴이 대거 등장했다.

2016시즌에도 새 얼굴의 등장으로 인해 팀 전력을 탄탄하게 만들었던 경험이 있었다. 올해도 그러한 과정이라 봤다. 그러나 타이거즈 팬들은 김기태 감독이 이전에 보여준 여러 언행을 기행이라 부르며 끊임없이 비판하고 비난하고 꼬집어서 토막내어 삼켰다.

언제 물러날 것인지, 언제 자진 사퇴할 것인지, 김기태 감독 뿐 아니라 대부분 KIA 타이거즈 관련 기사에는 매번 감독을 향한 독보다 더 치명적인 부정적 댓글과 여론이 줄을 이었다. 그 와중에도 김기태 감독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베테랑 선수들의 자존심을 살리고자 이들의 부정적 기사에 대한 우려를 계속 내비쳤다.

특히 이범호와 김주찬이 1군에서 빠졌을 때, 그리고 이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을 때, 그 누구보다 마음이 아팠던 것이 김 감독이었다. 이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동시에 팀을 위해 대거 젊은 선수들의 경쟁을 유도하며 팀을 다시금 어떻게든 만들어보고자 했다.

그러나 차가워진 여론은 변할 생각이 없었다. 결국 김기태 감독은 사퇴를 결심했다. 팬들의 부정적 목소리에 정확하게 자신의 입장을 드러내고 책임을 진 셈이다. 그래도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인데, 한 시즌 하고 이제 겨우 40경기 정도를 치른 셈이다. 급할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사퇴 결정을 내렸다. 말 그대로 김기태 감독이 김기태 답게 한 퇴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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