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팬들에게 그런 (미안한) 마음으로 했겠죠. 감독도 똑같은 마음입니다"

8연패에 빠진 KIA다. 지난 4월 16일 사직 롯데전부터 24일 잠실 LG전까지 모두 졌다. 마운드면 마운드, 타선이면 타선, 수비면 수비, 모두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이래저래 많이 꼬인 상황이다.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김기태 감독의 마음도 그렇지만,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8연패를 당했음에도 응원을 하러 온 팬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항상 갖고 있다.

특히 지난 24일 잠실 LG전에서 김선빈이 보여준 모습이 그랬다. 0-10으로 뒤지고 있던 7회, 이미 경기는 LG에 넘어갔다. 누가 봐도 KIA의 8연패는 확정적이었다.

그럼에도 7회 1사 1루에서 6번으로 나온 유격수 김선빈은 차우찬의 2구째 공을 그대로 쳐내며 1루 대주자 박준태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좌익수 옆 적시타를 날렸다. 김선빈 본인도 2루에 안착했다.

0-10에서 1-10이 됐다. 이길 수 있는 점수가 아니다. 그럼에도 3루에 있던 KIA 팬들은 난리가 났다. 김선빈을 향한 응원을 아끼지 않았고 힘차게 소리를 지르며 기뻐하고 환호했다.

그래서일까. 연패를 당하는 최악의 상황에서 단 1득점에도 환하게 웃는 팬들을 향해 2루에 있던 김선빈은 헬멧을 벗고 고개를 숙였다. 완벽한 90도 인사, 3루에 있는 KIA 팬들을 향한 고마움의 인사였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막상 덕아웃에 있던 김기태 감독은 김선빈이 인사하는 장면은 못 봤다고 말했다. 나중에서야 그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김 감독은 "팬들에게 그런 마음으로 인사를 했겠죠. 감독 역시 똑같은 마음입니다"라고 짧게 이야기 했다.

반전은 없었다. 지난 2009년 이후 무려 9년 만에 나온 8연패였다. 하지만 경기장을 직접 찾아와서 응원하는 진짜 팬들은 성적도 성적이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플레이 하는 모습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아직 KIA의 연패가 끝난 것은 아니다. 지난 25일 잠실 LG전이 우천으로 취소가 됐다.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던 양현종은 하루 더 쉬고 26일 고척 키움전에 나온다. KIA 입장에서는 양현종이 나왔기에 사실상 마지막 찬스나 다름 없다.

기죽지 않으려고 티를 내지 않고 있지만, 김기태 감독이든 선수든 모두 8연패로 인해 마음이 불편하다. 그렇기 때문에 응원을 해주는 팬들의 마음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타이거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