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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현장에서 알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래도 유격수는 움직임이 많다보니 피곤할 수 밖에 없다."

3연승을 기록 중인 LG는 최근 웃을 일이 많다. 3위에 오르기도 했고 연승도 연승이지만 덕아웃 분위기가 참 좋다. 안타 친 선수에게 덕아웃에 있는 선수들이 하는 '안녕 세리머니'는 LG를 대표하는 새로운 신바람 야구의 아이콘이 됐다.

신바람이든 뭐든, LG가 좋은 성적을 내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수비다. 그리고 현재 LG 수비는 강하다. 핵심은 유격수 오지환이다. 오지환을 향한 시선이 여전히 따가운 부분도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군 면제도 그렇지만, 오지배라는 별명도 왜 생겼겠나.

결정적인 순간, 수비에서 아쉬운 장면을 보여주면서 경기를 내주는 경우가 많다보니 자연스레 생긴 별명이다. 하지만 그런 오지환이 이제는 LG를 이끌고 있는 선수로 성장했고 완성이 되고 있다. 벌써 LG에서만 11년을 뛰었으니 이제는 팀의 중심이 맞다.

현재 LG의 팀 평균자책점은 2.66으로 리그 1위다. 수비의 안정적 도움이 없다면 나올 수 없는 기록이다. 그리고 27경기를 치르면서 오지환은 단 1개의 실책도 내주지 않고 있다. 유격수 오지환의 활약을 팀 상승세의 원동력이라고 보면 된다.

끊임없는 이미지 트레이닝과 간결한 수비 스텝, 그리고 공격에서는 최대한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며 류중일 감독은 그저 흐뭇하다. 지난 24일 잠실 KIA전에서도 오지환은 4타수 3안타 3득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확실하게 해줬다.

2회 2루타, 4회는 3루타, 6회는 단타를 날렸다. 홈런 하나만 더 추가하면 사이클링 히트였다. 감이 워낙 좋았기에 기대가 컸지만, 류 감독은 6회 안타 이후 오지환을 교체했고 대주자 윤진호를 투입했다. 휴식이 주된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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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감독은 "오지환이 월요일마다 병역 특례 봉사활동을 한다. 10시간씩 하더라. 정해진 기한 내에 시간을 채워야 하다보니 할 수 있을 때마다 해야 한다고 들었다. 피곤해 하더라. 월요일에 잘 쉬고 나와야 하는데 아무래도 화요일 경기에서 힘들어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라고 걱정했다.

이어 "(사이클링 히트 같은) 기록도 좋지만, 선수 몸 상태를 본 뒤에 해야 한다. 그래서 교체했다. 현장에서 알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래도 유격수는 움직임이 많은 포지션이다 보니 피곤할 수밖에 없다. 나 역시 선수 시절 때, 8회나 9회에 빼주면 그렇게 좋더라. 다음 날 경기를 하는 것이 참 편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오지환도 24일 경기 후, 6회 교체와 관련해서 "감독님께서 체력 안배 차원에서 교체를 해주셔서 사실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봉사활동까지 하면서 시즌을 소화해야 한다. 부산이나 창원, 광주 같은 지방 원정을 가더라도 가능하면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고 떠나기 때문에 힘이 드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기에 류중일 감독은 오지환의 체력을 최대한 아껴주면서 경기를 치르게끔 해주고 있다. 어찌 보면 류 감독 본인이 선수 시절에 명 유격수였기에 유격수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 잘 알 것 같다. 그 배려가 있기에 오지환은 더욱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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