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태진.윤승재 기자.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NC 김태진(23)에게는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하다. 오랜 2군 생활 끝에 잡은 1군 기회인만큼, 이 기회를 결코 놓지 않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9월 전역 직후 합류한 1군에서 맹타(타율 0.355)를 휘두르며 두각을 드러낸 김태진은 올 시즌 개막엔트리까지 합류, 단 한 번도 1군에서 낙마하지 않고 1군 경력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2014년 2차 4라운드 45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은 김태진은 이후 3년 간 1군과 인연이 없었다. 2015년에 1경기, 2016년에 2경기에 나온 것이 전부다. 퓨처스리그에서 2015년 타격왕(타율 0.402)을 차지했지만 1군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경찰야구단에서의 활약이 터닝 포인트가 됐다. 2017년 입대한 김태진은 전역해인 2018시즌 퓨처스리그에서 3할1푼4리(258타수 81안타) 6홈런 37타점을 기록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이를 눈여겨 본 당시 유영준 NC 감독대행이 김태진을 전역과 함께 1군에 등록했고, 그의 기량과 가능성을 점검했다. 이에 김태진은 3할5푼 이상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NC 김태진. 스포츠코리아 제공
올 시즌에도 김태진의 활약은 이어졌다. 타율은 2할1푼9리로 저조하지만 수비의 한 축을 담당하며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시즌 초반 주전 선수들이 줄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김태진의 활약은 가뭄에 단비와도 같았다. 내·외야를 가리지 않는 멀티플레이어 자질 덕에 김태진은 부상 선수들이 돌아온 현재도 꾸준히 1군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전보다 부쩍 늘은 1군 출전 기회에 김태진은 기분이 좋으면서도 얼떨떨하다. 김태진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준비를 잘해왔다. 감독님께서도 좋게 봐주셔서 기회를 많이 받는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하지만 이내 그는 “그래도 감독님께서 기대해주시는 만큼 보답해야 하는데 잘 안돼서 속상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뿐이다”라며 결의를 다졌다.

김태진을 향한 이동욱 감독의 믿음은 특별하다. 이동욱 감독은 김태진에 대해 “뒤에서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선수다. 주전 선수들이 빠졌을 때도 정말 잘해줬다. 앞으로도 최대한 믿고 맡기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경기에서도 김태진이 안타를 못 치고 수비에서 실책성 플레이를 범하고 덕아웃으로 돌아와도 이 감독은 따뜻한 칭찬과 격려로 그를 맞이했다.

김태진은 “감독님께서 항상 편안하게 해주시고, 내가 잘할 때까지 기다려주시는 것 같다. 시합에 나갈 때마다 차분하게 플레이하라고 조언해주시고, 수비에서도 타구를 하나 처리하고 돌아오면 저한테 와서 잘했다고 박수도 쳐주신다. 힘이 정말 많이 된다”며 감사해했다.

2루 수비를 소화 중인 NC 김태진. NC다이노스 제공
올 시즌 김태진은 NC 수비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멀티플레이어로서 2루와 3루, 외야까지 두루 섭렵하며 경기에 나선 김태진은 이동욱 감독과 한규식 수비코치의 수비 시프트 임무를 수행하며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고 있다. 또한 주전 선수들이 휴식이 필요할 때면 김태진이 백업 역할을 도맡으며 묵묵히 제 일을 수행하고 있다.

외야 임무도 문제없다. 현재 내야수로 분류되고 있는 김태진이지만, 고교시절에 이어 경찰야구단에서 간간이 외야수로 나서 기본기를 다져왔다. 김태진은 “외야 자리가 어색하지는 않다. 경찰청에서 내야수 치고 외야에도 많이 나가봤고, 제대 후에도 선발 외야수로 나가보기도 했다”면서 “부담될 건 없는데 다만 세심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쉽다. 하지만 코치님들과 계속 이야기하며 고쳐나가는 중이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랜 기다림 뒤에 찾아온 기회이기에 김태진 역시 간절하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 묻자 그는 “솔직히 내 위치(백업)에서 기록 목표를 세우긴 어렵다. 하지만 최대한 많은 1군 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욕심은 있다. 못 나가더라도 그만큼 좋은 성과를 얻는 그런 시즌이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지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