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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연패도 연패지만, 과정 자체가 너무 좋지 못했다. 팬들이 타이거즈 야구를 보면서 가슴 떨리고 화가 나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할 것 같다.

지난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KIA는 9-10으로 졌다. 경기 막판까지 양 팀이 보여준 스코어어와는 너무나 차이가 컸다. 9회초, KIA는 1-4로 밀리고 있었다.

하지만 나지완이 상대 마무리 손승락에 개인통산 200번째 홈런을 때려낸 것을 시작으로 2-4로 추격하더니 1사 만루에서 최원준의 2타점 동점 적시타, 여기에 김선빈의 적시타로 KIA는 역전에 성공했다.

5-4에서 최형우가 사실상 쐐기를 박는 것처럼 보여진 만루포를 쏘아올렸다. 9회초 공격에만 무려 8점을 얻어냈다. 점수는 9-4가 됐다. 상식적으로 여기서 경기의 흐름은 넘어갔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KIA는 불펜진이 9회말에 대거 6실점을 내주면서 졌다. 아수아헤에게 3루타를 허용하며 흔들린 이민우를 시작으로 제구에서 완벽하게 무너진 김윤동이 20개 던지고 3실점 했다.

그나마 믿고 있던 하준영도 피안타와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면서 팀을 궁지로 몰더니 결국 문경찬이 상대 전준우에 희생타를 허용하며 9-10으로 졌다. 대역전, 그리고 대역전패.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긍정적인 것은 막판이지만 타선이 살아났다는 점이다.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확실히 포기하지 않고 응집력을 보여주는 팀 타격을 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문제는 마운드다.

아직 경험이 없는 젊은 불펜진의 아쉬움이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이명기의 아쉬운 수비 하나로 아수아헤게 3루타를 내주자 이민우가 급격하게 흔들렸다. 이어 나온 김윤동은 더욱 좋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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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연장 10회에서 손아섭에 끝내기 홈런을 허용한 트라우마를 벗지 못한 모습이었다. 제구 자체가 아예 안되는 모습, 투구 하는 모습도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결국 통증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도 그럴것이 4월 2일 삼성전 7개, 5일 키움전 1.2이닝 34개, 10일 NC전 1.2이닝 29개, 12일 SK전 1이닝 40개, 14일 SK전 1이닝 24개, 17일 롯데전 0.1이닝 15개, 그리고 전날 0.1이닝 20개를 뿌렸다.

이틀 연속 연투를 한 것은 17일과 18일 롯데전 뿐이다. 하지만 연투와 별개로 김윤동 본인이 투구 수 자체를 워낙 많이 가져가고 볼넷도 자주 나오는 유형이다보니 과부하가 걸린 모습이었다.

왼손 하준영의 경우도 결국 초반의 긍정적인 모습 대신 마운드에서 볼넷을 연달아 허용하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마치 악몽을 꾸는 듯, 모든 불펜진의 상태가 좋지 못했고 KIA는 거짓말처럼 패했다.

지나간 일이다. 전날 경기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그것이 중요하다. 씁쓸한 대역전패 경험을 약으로 삼아 젊은 불펜진이 다시금 똘똘 뭉쳐서 성장하는 토대로 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코칭스태프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젊은 선수들은 베테랑과 달리 자신의 몸 상태를 확실하게 컨트롤 하기 어렵다. 열정이 넘치면 아픈 것도 모른 채, 무작정 공을 던질 수 있다.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관리에 또 관리를 해줘야 한다. 김기태 감독을 필두로 강상수 투수총괄, 이대진 코치, 서재응 코치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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