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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잠실=김성태 기자]폭투 5개가 나왔다. 전반적으로 보면 잘 던졌음에도 고질적인 문제를 여전히 안고 있었다. 홍상삼을 지켜본 김태형 감독의 심정은 어땠을까.

두산 홍상삼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4.2이닝 동안 72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 1피홈런 2볼넷 4폭투 5탈삼진 3실점을 기록, 5회 2사에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1회, 선두타자 김강민에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빠른 속구로 2번 한동민과 3번 최정을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4번 정의윤은 내야 플라이로 제압했다. 팀 타선이 1회말 대거 5득점을 내주면서 그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그래서일까. 2회 홍상삼은 상대 선두타자 이재원에 좌월 솔로포를 내줬다.

추가 실점은 없었다. 로맥을 잡은 이후, 고종욱에 삼진을 얻어냇고 박승욱까지 내야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3회는 선두타자 김성현에 장타를 내주는 듯 했지만 좌익수 김재환의 호수비 덕에 주자를 2루에서 잡아냈고 폭투로 인해 2사 2루 위기도 있었지만 최정을 내야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종료했다.

4회도 삼진 두 개를 얻어내며 이닝을 끝냈다. 순조로웠다. 하지만 5회가 문제였다.선두타자 고종욱에 우전 안타를 내줬다. 박승욱, 김성현을 연달아 범타로 처리하며 2사 3루까지 막아냈는데 1번 김강만에 좌전 적시타를 내주며 7-2가 됐다.

이게 시작이었다. 다소 운이 따라주지 않았음에도 결과적으로 보면 큰 실수다. 2번 한동민을 상대로 2구째 공이 폭투가 되면서 1루에 있던 김강민이 3루까지 갔다. 그리고 4구째 공이 또 폭투가 됐다. 포수 박세혁의 블로킹도 분명 아쉬웠다. 그렇게 김강민이 홈플레이틀을 밟으며 7-3이 됐다.

여기까지였다. 김태형 감독은 냉정했다. 7-3, 넉 점차로 앞선 상황에서 승리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한 개가 남았지만 교체를 단행했다. 윤명준이 나왔고 최정을 내야 땅볼로 제압하고 5회를 끝냈다. 홍상삼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운 마음이 들 수 있다.

충분히 여유있게 앞선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왔다. 이는 김태형 감독이 그만큼 홍상삼에 기회를 충분히 주고 싶었고, 잘했으면 하는 기대가 컸다는 의미로도 보여진다. 오른손 선발 이용찬이 부상으로 2주 이상 빠지게 되자, 공백을 채우기 위해 김 감독은 고심했다.

불펜에서 끌어오느냐, 아니면 2군에 있는 자원으로 채우느냐. 김태형 감독은 어설프게 가운데서 가져오는 것 대신 캠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사정상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한 홍상삼에 기회를 주기로 마음 먹었다. 17일 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은 "80개 정도를 보고 있다. 짧더라도 확실하게 던져주길 바라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감독이 향후 기회를 더 주고 싶은 마음이 있더라도 선수 본인이 좋은 결과를 내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날 경기는 홍상삼에 매우 중요했다. 4회까지는 잘 던졌다. 그러나 5회, 홍상삼은 다시금 예전의 제구에 문제를 보인 홍상삼으로 돌아갔다.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하나 남겨 놓고 교체를 단행한 김 감독의 심정, 여러 의미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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