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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광주=김성태 기자]2019년 KIA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의 기대주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결과로 보면 아쉬움만 남았다. 특히나 팀 5선발로 정해진 선수다보니 부담도 커졌다.

김기훈(19)은 올해 KIA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신인이다. '제 2의 양현종'이라 불릴 정도로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갖고 있는 재능이 상당히 좋다.

신장 184cm 체중 94kg의 신체조건, 여기에 왼손, 그리고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릴 수 있는 파이어볼러다. 매력 넘치는 선수, 감독이든 코치든 키우고 싶은 자원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사실 강속구 한승혁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빈 자리가 생긴 것도 김기훈 입장에서는 운이 좋았다. 김기태 감독도 캠프와 시범경기를 마친 후, 그에게 5선발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언급했다

대신 첫 등판은 조건이 있었다. 김 감독은 "편한 상황에 내보내겠다"라고 언급했다. 좀 더 편하게 이기고 있는 상황이라면 김기훈이 나와서 던지는 것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23일 개막전에서 KIA는 타선이 무기력한 경기력을 선보였고 결국 0-2로 졌다. 김기훈이 나설 수 있는 상황 자체가 아니었다. 24일 경기는 양상이 달랐다. 편하긴 했는데 다른 편함이다.

1회와 2회, 연달아 LG 방망이에 2선발 터너가 깨지면서 0-8로 무너졌다. 이미 승패를 떠난 편한 상황, 이기고 있는 편함이 아닌 포기에 가까운 편함이 되자 7회 김기훈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기대주의 첫 1군 등판, 그러나 쉽지 않았다. 첫 타자는 박용택이다. KBO리그 최고의 노련미를 갖춘 타자다. 5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김기훈이었다.

7번 양종민을 상대로도 공을 많이 던졌다.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겨우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문제는 8번 유강남이었다. 유강남은 한 방을 갖고 있는 타자라 은근히 까다롭다.

초구는 헛스윙, 2구는 볼, 3구는 파울이었다. 2스트라이크 1볼, 철저하게 투수에 유리한 볼카운트다. 하지만 김기훈은 이를 살리지 못했다. 4구 볼을 시작으로 5구부터 9구까지 파울을 내줬다.

유강남이 계속 버텨내자 김기훈이 밀리는 모양새였다. 결국 10구 파울 이후, 11구 볼로 인해 풀카운트가 됐고 12구 볼로 인해 볼넷 출루를 허용하고 말았다. 제구도 제구지만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그렇게 9번 정주현을 상대로 폭투가 나왔다. 유격수 앞 땅볼로 정주현을 처리했지만 1번 이형종을 만나서 폭투를 하나 더 던지면서 2사 2, 3루에서 추가로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이어 이형종까지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나마 2번 오지환 타석에서 상대 이형종의 도루를 루상에서 잡아내며 이닝을 끝냈지만, 안정감 대신 불안감이 상당했던 첫 등판이었다.

그렇게 8회에도 나왔고 오지환에 볼넷, 3번 김현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에 이민우와 교체가 됐다. 1.1이닝 43구 4볼넷 1탈삼진 1실점을 찍은 김기훈이다. 여기에 폭투 2개도 포함이다.

피안타가 없는 것은 재밌지만, 아직은 신인 티를 벗지 못했다. 일단 5선발로 낙점이 됐기에 차후 등판에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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