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고척=김성태 기자]키움은 작년에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이며 가을야구를 멋지게 장식했다. 더욱 긍정적인 것은 젊은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만들어낸 결과였다는 점이다.

미래가 밝은 팀, 야구를 하는 팀이 들을 수 있는 가장 큰 찬사 같다. 그런 키움이 올해는 두산, SK와 함께 일명 '빅3'로 불릴 정도니 기대감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시범경기부터 부동의 4번이라 생각했던 박병호를 2번으로 보내면서 팬들의 주목을 이끌어냈다. 강한 2번이 유행이긴 한데, 타 팀에 비해 그 2번 보통 타자가 아닌 박병호라서 더욱 놀랍다.

그리고 골치가 아팠던 조상우와 박동원이라는 사고뭉치 배터리가 돌아왔으니 팀 전력도 이전에 비해 더욱 강해졌다. 시범경기 내내 경기력도 좋고 하니 걱정도 없고 마음이 편해보인다.

하지만 장 감독은 기대와 함께 우려도 하고 있다. 좋은 면이 있으면 불안하고 신경이 계속 쓰이는 부분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 고민되는 점을 물어봤더니 장 감독은 시원스레 이야기 해줬다.

장정석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그는 "감독 입장에서는 걱정이 되는 부분이 없을 수 없다. 많다. 그 중에서도 마운드다. 일반적으로 선발 5명이 확실하게 돌아가는 팀이 결국 막판이 되면 좋은 성적을 내더라. 그 부분이 제일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물어봤다. 그는 "선발 두 자리는 이번에 처음으로 돌리는 시즌이다. 한현희를 불펜으로 옮기는 것도 정말 두 달 이상 고민을 한 부분이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새 외인 요키시와 브리검, 최원태에 이어 올해 키움은 '악마의 재능'이라 불리는 안우진과 왼손 기대주 이승호까지 두 명의 젊은 영건을 선발진에 포함, 로테이션을 구상했다. 두 선수 모두 1999년생으로 매우 젊다.

이렇게 구상한 이유에 대해 장 감독은 "우리도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급한 팀은 따로 있는 것 같은데 다른 팀도 아닌 키움이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인상적이다.

두 명의 젊은 선발이 어떻게 시즌을 소화할지 알 수 없기에 걱정도 되고 기대도 크다. 동시에 한현희를 불펜으로 보낸 것은 어찌보면 장 감독이 올해 던진 최대 승부수다.

작년에 한현희는 30경기에 나와 11승 7패 평균자책점 4.79를 기록했다. 두 자릿수 승수가 보장이 된 선발을 불펜으로 돌린다는 것은 어지간한 감독이 아니면 내리기 힘든 결론이다.

하지만 장 감독은 "경기 도중에 분명 상대의 흐름을 끊어야 할 순간이 생긴다. 그럴 때, 한현희나 조상우처럼 확실한 강점을 갖고 있는 불펜이 막아낼 필요가 분명히 있다"라고 언급한다.

안우진. 스포츠코리아 제공
가장 좋은 투수를 가장 위험하고 급한 승부처에 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괜히 마무리로 배치, 이기든 지든 쓰지도 못할 바에 5회든 6회든 위기가 오면 재빨리 투입해서 불을 끄는 것도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동시에 "한현희는 성격도 좋고 멘탈도 좋고, 긍정적으로 잘 준비를 해줬다. 작년에 10승을 해주긴 했지만, 불펜에서도 그 이상의 승수를 해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강속구를 품고 있는 오른손 안우진, 왼손 이승호 토종 영건 선발진에 한현희, 조상우 불펜까지, 올해 키움은 볼거리가 참 많다. 장 감독의 고민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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