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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청, 그리고 육성군행 통보.

선수 한 명이 남긴 폭탄 발언 하나가 팀 전체 분위기를 온종일 무겁게 했다. 누구보다 그 대상이 이용규이기 때문에 더 큰 아쉬움이 남는다.

이용규는 최근 두 차례 면담을 통해 한화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트레이드 요청 이유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는 동안 서운한 감정이 쌓일만한 일이 있었던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 한화 이글스 제공
충분히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이같은 사실이 야구 팬들에게까지 공개가 되면서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확산됐다.

이번 사태가 구단 내부에서 당사자들 간에 조용히 진행됐다면 쌓인 오해를 풀고 원만하게 상황을 매듭지을 여지도 있었지만 어느덧 루비콘 강을 건넌 모양새가 됐다. 한화는 결국 16일 이용규에게 육성군행 통보를 내렸으며, 후속 조치를 취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용규는 트레이드 요청을 최초 보도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입을 열 단계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정작 “팀을 떠나는 것이 옳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입을 열 단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면 끝까지 내부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보는 쪽이 차라리 현명했다.

또한 속마음을 털어놓을 생각이었다면 차라리 트레이드를 요청하려했던 이유까지도 모두 공개하는 쪽이 오히려 나은 선택이었다. 애매모호했던 그의 언급은 구단 관계자들 뿐 아니라 야구 팬들에게도 큰 혼란을 안겼고, 계속해서 온갖 추측들만 양산하고 있다. 선수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도 있지만 절대 다수가 이용규의 결정에 실망감을 나타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어떤 부분이 서운했는지를 떠나서 본인의 폭탄 발언이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깊게 생각하지 못한 움직임이다. 구단이 입은 데미지를 생각하기에 앞서 본인의 가치부터 깎아내린 행동이기도 하다.

이용규는 FA 계약 후 “프로 선수로서 내 가치를 증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팀에 합류한 만큼 우리 팀의 가을 야구를 위해 한 발 더 뛰는 선수가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스로의 다짐처럼 계약을 맺은 이상 프로 선수라면 어떤 불만이 있든 경기장에서는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경쟁을 통해 스스로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드러난 바와 같이 개막을 앞두고 팀 분위기를 흔든 선수라는 이미지가 박혀버린 이상 이제는 트레이드마저도 쉽지 않은 일이 됐다. 그렇다고 육성군에 계속 머물러 있는 것은 구단 뿐 아니라 이용규 개인에게도 큰 손해일 수밖에 없다. 또한 어떻게든 봉합이 된다고 하더라도 팀 분위기와 기강은 이미 크게 흔들린 상황이다.

  •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프링캠프 마지막 훈련 일정을 마친 지난 8일 한용덕 감독은 선수단을 불러 모은 뒤 분위기의 확산과 관련해 선수들에게 한 가지 당부를 남긴 적이 있다.

당시 한 감독은 “오늘 누군가가 내 방에 네잎클로버를 가져다 놨더라. 별 일 아닌 것 같지만 좋은 기분이 그라운드에 온 뒤로도 이어졌고, 스태프와 선수들에게도 밝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자연스럽게 모두의 기분까지 좋아질 수 있다”고 입을 열었다.

한 감독은 이어 “지난해에도 ‘나, 너, 우리’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이처럼 각자가 그라운드에 나와서도 서로에게 기분 좋은 말, 도움이 될 수 있는 말을 한다면 그런 것들이 모이고 모여서 좋은 팀이 될 수 있다. 늘 밝은 모습, 팀에 도움이 되고자하는 마음가짐으로 그라운드에 나오도록 하자”고 언급했다.

한용덕 감독의 언급처럼 때로는 개인 한 명의 사소하지만 밝은 행동 하나가 팀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신중하지 못한 행동은 정반대의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바로 이번 이용규의 사례가 그렇다.

앞서 언급했듯 이용규가 구체적인 입장을 모두 밝히진 않았기 때문에 맹목적인 비난을 가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단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방식에 있어서만큼은 이용규도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불만을 삼키는 것만이 덕목은 아니지만 한용덕 감독의 당부대로 팀 전체를 우선적으로 생각했다면 조금은 더 베테랑다운 신중한 대처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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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9/03/16 16:58:12   수정시간 : 2019/03/16 17: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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