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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키움은 변화를 두려워 하지 않는다. 어찌보면 그러한 장점이 현재의 키움이라는 팀을 만들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키움은 '2번 박병호'라는 인상적인 변화를 주면서 최근 KBO리그의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장정석 감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변화는 계속 진행 중이다. 박병호를 2번으로 놓게 되면 주자를 루상에 최대한 모으는 것이 좋다. 9번과 1번 타자가 자주 출루를 한다면 2번 박병호의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장 감독은 9번 자리를 두고 고민이 크다고 말한다. 내야수 김혜성과 외야수 김규민을 번갈아 9번 자리에 배치하면서 계속 실험에 몰입하고 있다. 또 있다. 박병호가 없는 4번 자리를 두고도 여러 타자를 실험하고 있다. 12일 LG전에서는 서건창을 지명타자 겸 4번으로 투입했고, 13일 경기에서는 유격수 김하성을 4번에 배치했다.

장정석 감독은 "두 선수 뿐 아니라 외인 샌즈 역시 4번 후보 중 한 명이다"라며 "시범경기 막판까지는 한 두 포지션에서 계속 경쟁이 붙을 것 같다. 144경기 모두 소화하려면 여러 시도를 할 수 밖에 없다"라며 '변화는 곧 생존'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타순도 타순이지만, 마운드는 어떨까. 선발은 대충 감을 잡았지만, 장 감독은 마지막 마무리 부분에서 아직 해답을 찾지 못한 것 같다. 한 명을 낙점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장 감독은 "마무리 부분이 고민이다. 일단 김상수, 이보근, 한현희 정도를 보고 있다. 여기에 조상우도 들어간다"라고 말한다. 왜 고민일까. 그냥 가장 잘하는 선수를 마무리 투수로 붙이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장정석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하지만 장 감독은 나름의 이유를 언급한다. 그는 "(위기 상황에서) 끊고자 하는 이닝은 6회든 7회든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을 작년부터 계속 했다. 그 부분에서는 한현희나 조상우가 강점을 갖고 있다"라고 이야기 한다.

그날 경기의 가장 큰 위기 상황이 경기 후반이 아닌 중반이라고 판단이 될 경우, 장 감독은 가장 강한 불펜으로 곧바로 투입해서 그 흐름을 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강한 마무리를 무조건 뒤에 배치하는 것 대신, 정말 필요한 상황에 투입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의미다.

흐름이 꺾인 상대는 쉽게 무너질 수 밖에 없고, 이는 꼭 마무리가 아닌 다른 불펜진으로도 8, 9회를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이기에 나름 합리적이고 설득력이다. 4번 박병호가 2번으로 가면서 더 많은 타석(기존 4번 대비 최대 40타석)을 소화하게 하는 것이 더 낫다는 방향과 유사하다.

그러면 더블스토퍼나 집단마무리 체제로 가는 것일까. 장 감독은 부정하지 않는다. 그는 "물론 한 명을 정해놓고 가는 것이 가장 낫다고 본다. 하지만 조상우가 캠프를 소화하지 않았기에 계속 여러 시도를 해볼 생각이다"라고 정리했다. 키움은 시범경기 내내 변화를 주고 방안을 찾아가면서 팀 전력을 끌어올릴 방법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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