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선임된 김시진 기술위원장은 새해를 맞아 머리가 좀 아플 것이다. 조만간 선출될 기술위원들도 마찬가지다. 기술위원회 활동의 핵심인 전임감독 선임 때문이다. 2020 도쿄 올림픽 야구경기의 메달 색깔을 좌우할 전임감독으로 과연 누구를 데려올 것인가.

올림픽 감독은 메달 획득시 국위를 선양하고 선수들의 병역 혜택도 보장하는 탓에 여러모로 영광스런 자리다. 하지만 메달을 따내지 못할 경우 ‘상처뿐인 영광의 주인공’ 선동열 전 감독보다 더한 수모를 당할 수도 있다. 국민들의 지대한 관심사인 한일전은 엄청난 부담이다.

그러나, KBO 리그의 수준을 보면 금메달까지 가능하므로 연봉 2억원의 감독직을 두고 자천타천으로 물밑 작업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시진 위원장뿐 아니라 KBO 수뇌부에도 직간접 추천이 적지 않을 것이다.

김시진 기술위원장.

논란이 잇따를 수 있는 감독직 선임에 ‘솔로몬의 지혜’가 있다. 바로, 공기업 기관장 선출처럼 공개적으로 모집하는 것. 서류 심사로 2~3명을 가린 뒤, 기술위원회 면접을 통해 위원들의 부문별 채점으로 최고 득점자를 감독으로 선임하면 된다.

공기업 기관장의 경우, 청와대나 정치권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기도 하지만, KBO 전임감독은 오로지 기술위원회의 평가로 가려지므로 매우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출할 수 있다.

1월말까지 뽑는다 하더라도 시간이 촉박하지는 않다. 후보자는 거의 노출돼 있고 어떤 미션을 실행해야 하는지는 다 알려져 있으므로 서류 신청 기간은 1주일이면 충분하다. 면접은 서류 심사후 3~5일 이내 실시하면 되고 최종 선임자 발표는 면접후 1~2시간내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총 심사기간이 10~12일이면 되므로, 1월 21일부터 서류 신청을 받아도 일정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2월부터 각팀의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므로 전임감독 선임은 1월말에 완료하는 게 좋다.

왜 공개모집을 해야 하느냐 하면, 언론뿐 아니라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중차대한 사안이므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후보자들이 대표선수를 어떻게 선출하며 어떤 일정과 훈련으로 올림픽에 임할 것인지를 기술위원들이 직접 면접, 능동적으로 체크하는 것은 당연하면서도 중대한 일이다.

KBO의 알려진 계획대로 라면, 기술위원 총 7명(위원장 포함)은 경기인 출신 6명과 비경기인 한명으로 구성된다. 경기인 출신 6명은 감독 후보자들과 직간접으로 인연이 얽히고 설켜 있다. 그러므로 감독 선임시 사적인 친분이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를 방지하는 게 공개 모집이다. 곧 구성이 완료되는 기술위원회에서 KBO 사상 첫 공개 모집의 용단을 내리길 기대해본다. 야구 칼럼니스트/前 스포츠조선 야구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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