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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FA 자격을 갖춘 선수 가운데 협상을 마친 이는 단 4명. 나머지 11명은 협상에 별다른 진척이 없다. 크리스마스가 찾아왔지만 선물을 받은 선수 없이 시간이 계속 흘러가고 있다.

모창민이 지난달 28일 FA 계약 1호 선수로 NC와 재계약을 체결했지만 이후부터는 특급 선수들의 행선지만 가려졌다.

최정과 이재원이 5일 SK와 각각 6년 총액 106억원, 4년 총액 69억원에 도장을 찍었고, FA 최대어 양의지가 그로부터 6일 뒤 4년 총액 125억원 규모에 NC로 둥지를 옮겼다. 그러나 그 뒤로는 이렇다 할 계약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 않다.

내부 소속이었던 선수들이 가장 많이 FA를 신청한 한화의 경우 박종훈 단장의 언급대로 송광민, 이용규, 최진행과의 협상을 느긋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제 두 번째 만남에 접어들었을 뿐이며, 김응용·김성근 전 감독 시절 투자 대비 저효율에 그친 경험이 있었던 만큼 화끈한 대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지난해에도 정근우와 오랜 줄다리기를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었다. 선수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운 조건을 제시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이견을 좁히기까지는 제법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넥센도 이보근, 김민성과의 계약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1988년생의 김민성의 경우 이번 시장의 준척급 선수로 꼽혀왔고, 실제 관심을 보인 구단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올시즌 성적이 유독 아쉬웠던 만큼 타 팀 입장에서는 보상 선수 출혈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홀드 2위를 차지한 이보근 역시 협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것은 마찬가지다.

삼성 역시 윤성환, 김상수와 지난 주에 만남을 가졌지만 아직까지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2014시즌을 마치고 4년 80억원의 FA 대박을 터뜨렸던 윤성환은 1981년생의 나이와 함께 올시즌 극심한 내리막을 걸으면서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김상수는 1990년생 FA라는 매력적인 조건임에도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린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지표가 제법 오랜 기간 정체 상태이거나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이학주를 품에 안은 만큼 삼성 입장에서는 김상수가 대체 불가의 자원도 아니다.

롯데 역시 노경은이 올시즌 9승6패 평균자책점 4.08로 뚜렷한 반등을 나타내긴 했지만 지속적인 활약을 이어갈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기에 부담이 있다. 계약 기간에서 서로 간의 온도 차이가 확인된 상태다.

반면 LG-박용택의 경우 박용택이 한 발 물러서 계약 기간 2년을 제시했기 때문에 가장 큰 난관을 넘어섰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금액에서만큼은 박용택 역시 양보가 어렵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올해 안에 계약이 체결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밖에 KT는 신임 이숭용 단장, 이강철 감독이 내부 단속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일찌감치 밝혔지만 박경수, 금민철과의 2~3차례 만남에서 아직까지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현재 모든 구단이 종무식을 끝으로 휴식기에 돌입했으며, FA 최대어들이 모두 소속팀을 결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크리스마스는 물론 2018년 이내에도 FA 시장이 침묵 속에 흘러갈 가능성이 제법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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