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서울시 교육청=박대웅 기자] 이용규에게 2018시즌은 어떤 해로 기억될까.

이용규는 13일 오후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특성화 계열 존치와 야구부 존치를 위한 항의집회에 참석했다.

사진=박대웅 기자
모교 덕수고가 서울시 교육청의 통보로 존폐 위기에 놓이면서 후배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팀 동료 최진행, 최재훈 및 그 외의 덕수고 출신 OB들과 모습을 드러냈다.

덕수고 후배들을 위해 앞장서서 소신껏 본인의 생각을 밝힌 이용규는 스포츠한국과의 별도 인터뷰를 통해 한화에서의 2018시즌을 돌아보고 FA 계약과 관련된 본인의 입장을 간단히 드러내기도 했다.

2013시즌을 마친 뒤 한화와 4년 67억원에 생애 첫 FA 계약을 체결했던 이용규는 2017시즌 후 두 번째 FA 권리 신청을 유예하는 결정을 내렸다. 2017시즌 팔꿈치 부상, 오른쪽 손목 골절상으로 오랜 공백기를 가졌고, 타율 2할6푼7리 12타점 31득점으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다.

부상에 따른 성적 부진을 만회하고 납득 가능한 권리 신청을 하겠다는 절치부심의 각오를 드러냈으며, 연봉 역시 9억원에서 절반 이하로 깎인 4억원에 계약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다. 많은 야구 팬들은 이용규의 이같은 FA 유예 선택이 결과적으로 득이 됐다고 보지 않는 입장이다. 타율 2할9푼3리 1홈런 36타점 82득점 30도루 출루율 3할7푼9리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자존심을 회복했다고 볼 수 있지만 여전히 이용규다운 성적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제공
하지만 이용규 스스로는 2018시즌을 상당히 의미 있는 해로 돌아봤다.

이용규는 “처음 한화에 왔을 때 개인적인 성적에 대한 목표는 없었다. 팀을 가을 야구에 올려놓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고, 그 일원이 되고 싶은 마음이었다”며 “반드시 그 약속을 지키고 싶었는데 많은 시간이 아쉽게 흘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화에서 5시즌째를 보낸 올해 마침내 그 목표를 이뤄내서 기분이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용규는 “올시즌 비록 3할 타율에 도달하지 못했고 베스트 성적은 아니었지만 1년 동안 많은 경기에 뛰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용규는 올시즌 건강한 모습 속에 134경기에 출전했다. 2015시즌부터 일정이 144경기 체제로 늘었음을 감안하더라도 커리어에서 한 시즌 개인 최다 출전 기록을 세웠다. 1, 2번 타순을 오가며 한화가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데 분명 큰 힘을 보탰다.

이용규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잘 드러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올 한해 많은 변화를 주기도 했다. 여러모로 큰 공부가 됐다”며 “내년에는 정말 누가 봐도 폼이 확실하게 바뀌었다고 인지할 수 있을 만큼 보다 확실한 변화를 주기 위해서 현재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지금까지 야구를 해온 날보다 이제 앞으로 야구를 할 날이 적기 때문에 그라운드에서 더욱 악착같이 뛰고 싶은 욕심이 크다. 1월이 되기 전 해외로 미리 넘어가서 더욱 연습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FA 계약과 관련해서는 에이전트에게 전적으로 위임한 상태임을 전했다. 한화 측과 이용규 에이전트는 현재 딱 한 차례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만간 또 한 번 서로의 입장을 확인할 계획이다.

한화 측에서는 다소 느긋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종훈 단장은 12월초 스포츠한국과의 결산인터뷰에서 “선수가 FA를 선언한다는 것은 일단 기존 소속 팀을 배제하고 다른 팀들에게도 평가를 받아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 선수들이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을 필요가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용규는 “(한화 구단 측의 생각이) 무슨 뜻인지는 잘 알고 있다. 구단과 마찬가지로 현재는 나 역시 전혀 급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에이전트에게 계약을 맡긴 만큼 2019시즌을 준비하는데 좀 더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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