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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강남=박대웅 기자] 골든글러브는 프로야구 시상식의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가장 성대한 행사다.

한 시즌 모든 공식 일정을 정리하는 결산의 의미가 있고, KBO리그 최고의 별들이 모이는 진정한 축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2018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시작부터 다소 어두운 분위기 속에 막을 열어야 했다. 이날 오전 승부조작 혐의가 인정돼 KBO리그에서 영구퇴출 된 이태양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폭로를 했기 때문이다.

이태양은 문우람에게 승부조작 혐의가 없음을 주장한데 이어 승부조작 사건과 관련해 추가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토토베팅방 운영자 최 씨의 창원지검 조사 진술을 토대로 6명의 선수 실명을 언급하기도 했다.

사진=박대웅 기자
또한 문우람 역시 과거 넥센 선배에게 야구 방망이로 머리를 수차례 맞은 사실을 털어놓는 등 충격적인 고백이 계속됐다.

이로 인해 다수의 팀들이 골든글러브 시상식 참석을 앞두고 문우람, 이태양의 기자회견과 관련된 구단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는 등 축제를 앞두고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현장에 도착한 관련 구단 관계자들의 표정 역시 전반적으로 무겁고 어두웠다.

특히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정우람의 경우 “기자회견 중 밝혀진 불법시설 운영자 및 브로커 등과 일절 연관성이 없다”며 자신의 이름이 거론된 것조차 이해할 수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법적 대응까지 준비한다고 밝힌 정우람은 당초 떳떳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시상식에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잔치에 누를 끼칠 수 있다는 판단에 최종 참석하지 않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KBO 장윤호 사무총장은 “한 때 같은 무대에서 뛰었던 동료들 사이에 이처럼 실명이 거론돼 안타까운 마음이다”고 운을 뗀 뒤 “현재로서는 어떻게 하겠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중요한 것은 사실 관계 확인이라고 생각한다. 문우람이 주장한 폭행 건의 경우 누구에게 맞았다는 언급이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11일이 KBO의 창립기념일인데 사실 여부를 알아볼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당혹스러운 마음이다”고 밝혔다.

묘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시상식이었지만 한 시즌 내내 최선을 다한 선수들은 진실된 속마음을 털어놓는 수상 소감을 통해 그나마 행사장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특히 양의지는 과거 함께 배터리를 이룬 니퍼트의 영상을 보며 눈물이 났음을 밝히면서 그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해 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또한 손아섭은 훈훈한 선행 활동을 앞세워 사랑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뺑소니범 검거를 도운 오현택과 승부조작 제안을 뿌리치고 자진 신고한 이영하는 클린베이스볼상 수상으로 훈훈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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