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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KBO가 기술위원회를 부활시킨다. 전임 감독제 역시 계속해서 유지한다.

KBO는 27일 오전 이사간담회를 개최하고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국가대표팀 전임감독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정운찬 KBO 총재가 국감에서 전임감독제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과는 반대되는 결정이다.

이사간담회의 결정에 따라 KBO는 2019년 프리미어12 및 2020년 도쿄 올림픽 준비를 위해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또한 국가대표 감독 후보 선정 및 선수 선발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해 빠른 시일 내에 기술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임을 전했다.

하지만 KBO의 이번 결정은 다소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전임 감독제는 대표팀 구성 및 전략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야구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그 필요성이 꾸준하게 제기됐던 체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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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지휘봉을 오랜 기간 잡았던 김인식 전 감독 역시 구본능 전 KBO 총재에게 전임 감독제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었다.

특히 김 전 감독은 “현역 감독들에게는 부담이 많이 가고 페넌트레이스 순위 싸움을 하다 보니 꺼리게 되는 부분이 있다. 나 역시 부담이 컸다”며 겸임의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결국 선동열 전 감독이 2017년 7월 전임제 초대 감독에 오르며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지휘봉을 잡기로 결정됐지만 지난 14일 선수 선발 공정성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를 결정하면서 모든 상황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주목할 대목은 선동열 전 감독이 사퇴 기자회견에서 “전임감독제에 대한 총재의 생각, 비로소 알게 됐습니다. 저의 자진사퇴가 총재의 소신에도 부합하리라 믿습니다”라는 말을 꺼냈다는 점이다.

정운찬 총재가 국정감사에 출석해 선 감독의 근무 방식에 문제가 있었음을 제기한 뒤 국가대표 전임 감독제에 대해서도 부정적 뉘앙스를 드러낸 것에 대한 실망감의 표현이었다 선동열 전 감독이 사퇴 의사를 굳힌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했다.

어쨌든 정운찬 총재 스스로가 “전임 감독제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입장을 드러냈던 상황에서 전임 감독제가 유지됐다. 야구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부담을 느낀 정 총재가 한 발 물러난 모양새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표팀 전임 감독을 새롭게 물색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난관들이 남아 있다. 내년 1월 안으로 신임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미 정운찬 총재에 의해 뿌리 자체가 크게 흔들린 대표팀 전임 감독 자리를 과연 누가 선뜻 책임지려고 할지부터가 불투명하다.

이미 2020년 도쿄올림픽 성적에 대한 압박 뿐 아니라 국민의 여론을 정확히 읽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새 감독직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자리다.

이같은 환경에서 전임감독제와 관련된 잡음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전임 감독제 유지가 결정된 상황이지만 혼선을 확실히 없애기 위해서는 정운찬 총재의 입장 표명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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