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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2018 KBO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KBO는 19일 오후 2시 르메르디앙 서울 다빈치볼룸에서 2018 KBO 시상식을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MVP와 신인왕의 투표 결과가 공개되며, 투수 및 타자 부문별 1위, 우수 심판위원에게도 상을 수여한다.

신인왕의 경우 KT 강백호가 수상할 것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타 신인들과의 격차가 뚜렷했다. 그러나 MVP의 경우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역시 김재환을 꼽을 수 있다. 올시즌 보여준 활약만 놓고 보면 단연 가장 두드러지는 활약을 펼쳤다.

실제 김재환은 정규시즌 139경기에서 타율 3할3푼4리 44홈런 133타점 104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062의 성적을 기록하며 두산이 페넌트레이스 1위에 오르는데 큰 공헌을 했다.

특히 생애 첫 홈런왕의 영광을 차지했고 타점에서도 1위에 오르며 2관왕에 등극했다. 지난 2년 동안 홈런과 타점 3위, 2017년 최다 안타 2위에 오르기는 했지만 올해 4번 타자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두 부문에서 타이틀을 가져갔기 때문에 투표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타 팀의 여러 선수들 역시 김재환의 실력을 인정하고 있다. KT 강백호는 “수비 시프트마저 뚫어버릴 만큼 타구 속도가 대단하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고, 한화 호잉도 시즌 막판 MVP를 예상해달라는 질문에 김재환을 꼽으며 그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선수라는 평가를 내렸다.

단 김재환의 경우 2011년 국제대회에서 금지 약물을 복용했기 때문에 상당수 투표인단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물론 2016시즌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 수상 및 월간 MVP 수상의 사례도 있었으나 정규시즌 MVP는 파급력 자체가 다르다. 아무리 7년 전 과오라고는 하지만 금지 약물 복용 선수에게 MVP를 안겨주는 것은 자칫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도 있기 때문에 투표를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

김재환 외에도 후보군은 더 있다. 이미 투표가 정규시즌 종료 직후 이뤄졌기 때문에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한 두산에서의 내부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린드블럼과 양의지가 김재환을 위협할 후보다.

린드블럼은 올시즌 26경기에서 15승4패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하며 니퍼트가 떠난 자리를 완벽히 채웠다. 두산의 새 외국인 에이스로 자리잡았고, 김태형 감독 역시 늘 린드블럼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다승왕은 팀 동료 후랭코프에게 내줬지만 실질적으로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을 훨씬 자주 보여준 쪽은 린드블럼이다.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리그 유일의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1위에 올랐고, 다승 2위, 승률 3위(0.789)로 고른 성적을 냈다. KBO 시상 제외 기록이지만 이닝 당 출루 허용률(1.07), 퀄리티스타트(21회)에서 1위를 차지했고, 피안타율(0.226)도 2위에 올랐다.

다리 부상으로 정규시즌을 다소 일찍 마무리한 탓에 26경기 168.2이닝을 기록한 점은 살짝 아쉬움으로 남지만 올시즌 가장 놀라운 활약을 펼친 투수였다는 점에 이견을 달기 어렵다. 또한 최근 3시즌 중 두 차례나 외국인 MVP가 나올 만큼 과거보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인식도 개선됐기 때문에 충분히 수상에 기대를 걸어볼만하다.

양의지도 가능성은 충분하다. 올시즌 133경기에서 타율 3할5푼8리 23홈런 77타점 84득점 OPS 1.012를 기록하며 타점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록에서 커리어 하이에 해당되는 시즌을 보냈다. 포수 역대 최고 타율 기록을 세웠으며, 수비에서도 여전히 두산의 안방을 든든히 지켜내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양의지는 타율 1위 자리를 김현수에게 내주는 등 타이틀을 하나도 가져오지 못했다는 점에서 임팩트가 다소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두산이 전반기 58승29패로 당시 2위 한화에 7경기 차까지 크게 앞서며 일찌감치 독주 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던 중심에 양의지가 있었다. 전반기에만 이미 타율 3할7푼9리 17홈런 56타점 56득점의 맹활약을 펼치며 팀 우승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만큼은 분명하다.

만약 두산 쪽에서 표가 분산된다면 페넌트레이스 1위에 오르지 못한 팀에서 MVP가 배출될 수도 있다. 2위 SK, 3위 한화에서도 수상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지만 그보다는 역시 넥센을 4위로 이끈 박병호를 가장 주목할 필요가 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KBO리그로 복귀한 박병호는 김재환에 밀려 5시즌 연속 홈런왕 및 타점 1위의 자리를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올시즌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기간이 있었음에도 113경기에서 타율 3할4푼5리 43홈런 112타점 88득점을 기록, 변함없이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특히 누적 기록은 출전 경기가 적었던 탓에 결과가 아쉽게 나타나긴 했지만 장타율(0.718)과 출루율(0.457)에서 압도적 1위에 오르며 자존심을 지켰다. 박병호의 방망이가 가장 뜨거웠던 8월 초중반 넥센이 11연승을 질주하며 6위에서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었던 점, 올시즌 넥센이 온갖 악재 속에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점 등을 감안하면 박병호의 기여도 역시 두산 선수들만큼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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