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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우천으로 경기가 하루 미뤄졌지만 홈런왕 김재환의 4차전 출전은 여전히 어려워 보인다. 두산이 분위기를 반등하기 위해서는 결국 오재일의 방망이가 불을 뿜을 필요가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SK와의 2018 한국시리즈 4차전이 우천 취소된 뒤 김재환의 몸상태에 대해 언급했다.

3차전을 앞두고 훈련 도중 오른 옆구리에 통증을 호소했던 김재환은 병원 검진 결과 우측 옆구리 외복사근 손상 진단을 받았다. 두산 측에 따르면 수술 및 주사 치료 없이 자연 치유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으로 현재 손상 부위에 테이핑을 했으며, 통증 정도에 따라 경기 출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단 김태형 감독은 “일단 통증이 있어서 4차전 출전은 쉽지 않을 것 같다. 본인은 괜찮다고 하지만 연습 때 치는 것과 경기장에 나가서 하는 것은 다르다”라며 최주환에게 4번 지명타자를 맡길 계획임을 밝혔다.

김재환은 정규시즌 타율 3할3푼4리 44홈런 133타점 104득점을 기록했다. 그의 이탈은 두산에게 당연히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2경기 타율 5할(8타수 4안타) 2득점으로 그나마 답답한 두산 타선에서 제 역할을 해낸 몇 없는 타자가 김재환이었다.

물론 최주환 역시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 타율 5할4푼5리 1홈런 6타점 1득점을 기록할 만큼 타격감이 좋았기 때문에 김재환의 4번 공백을 채워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다만 최주환이 그 역할을 해내더라도 결국 6번 자리에 구멍이 생기는 것은 변함이 없다. 3차전에서도 두산은 이미 최주환을 4번에 기용해봤지만 최주환은 4타수 1안타 1삼진으로 1, 2차전에 비해 평범한 모습을 보였다. 6번 타자는 4타수 무안타로 철저히 침묵했다.

바로 그 6번 타순에 배치됐던 선수가 오재일이다.

오재일은 이번 한국시리즈 3경기 동안 타율 9푼1리(11타수 1안타)에 그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볼넷을 골라낸 적이 없으며 삼진은 4차례나 당했다. 1차전 7번, 2차전 8번, 3차전 6번 등 주로 하위 타순에 배치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유독 좋은 기회가 자주 걸려 상황이 더욱 아쉽다.

김재환의 수비 공백은 정진호, 조수행, 백민기 등 또 다른 외야 자원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결국 공격력의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는 기존 선발 라인업에 있는 누군가가 함께 채워줘야 한다.

결국 오재일의 부활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올시즌 오재일은 타율 2할7푼9리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팀 내에서는 김재환 다음으로 많은 27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6월까지는 타율 2할대 초반에 허덕일 만큼 부진이 심각했지만 7월 이후에는 김재환보다 더욱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기간 57경기에서 타율 3할5푼7리 17홈런 42타점 장타율 6할9푼2리 등을 기록했으며, 실제로 김재환의 같은 기간 성적(타율 0.335 18홈런 56타점 장타율 0.634)과 비교했을 때 누가 더 낫다고 판단하기 어려울 만큼 대단한 활약이었다.

오재일은 평소 기복이 심한 편이지만 폭발할 때만큼은 누구도 부럽지 않은 화력을 뿜어내는 선수다. 포스트시즌에도 통산 준플레이오프 타율 7푼1리, 한국시리즈 타율 1할7푼9리 등으로 아쉬운 모습이 많았지만 지난해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타율 6할(15타수 9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플레이오프 시리즈 동안 7연타수 안타로 포스트시즌 기록을 갈아치웠고, 4차전에서는 4타수 4홈런 9타점 4득점 2볼넷을 기록하는 ‘미친 존재감’을 드러냈다. 당연히 4홈런 9타점 모두 포스트시즌 단일 경기 최다 기록들이다.

오재일 뿐 아니라 박건우 역시 좀 더 힘을 내야한다. 김태형 감독의 확고한 믿음 속에 3번 자리를 보장 받고 있지만 3경기에서 12타수 무안타 4삼진에 그치며 좀처럼 중심타자로서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 테이블세터 허경민-정수빈 역시 타율 2할대 초반에 머물러 있고, 김재호 역시 타율 1할8푼2리로 아직까지는 공격에서 아쉬움이 많다.

외국인 타자 없이 한국시리즈에 임하고 있고, 김재환마저 남은 경기 출전이 불투명해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두산은 누군가가 빠진 자리를 또 다른 누군가가 훌륭히 채워낸 덕에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그 저력을 남은 경기에서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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