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1차전이 펼쳐진 잠실구장 두산 응원석. 스포츠코리아 제공
“아이구, SK가 올라온 게 천만다행입니다.” 지난 2일 열린 플레이오프(PO) 최종 5차전에서 SK가 연장 10회 대혈전 끝에 넥센을 11대10으로 누르고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하자 한 야구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왜냐하면 2002년이후 16년만의 ‘PO 전 경기 매진 실패’는 지역 연고팬이 적은 넥센 때문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만약 넥센이 SK를 이기고 KS에 올라갔다면 4일 열린 두산과의 1차전은 또다시 만원사례에 실패했을 게 뻔했다. 그렇게 됐다면 프로야구 흥행엔 찬물이 끼얹어졌을 것이다.

이처럼 넥센은 관중 동원의 ‘애물단지’다. 올시즌 온갖 악재에도 PO까지 진출한 넥센 선수단의 투혼은 참으로 눈물겹다. 하지만 관중몰이에는 늘 한계를 느낀다.

4일 KS 1차전이 일찌감치 매진된 것은 양팀이 대기업 소속인 덕분이다. 양팀이 각각 입장권을 단체로 몇천매씩 구입했기 때문에 흥행 부진의 부담감은 일찍부터 덜어졌다.

올시즌 총 관중은 807만명으로 사상 최다인 840만명을 동원한 지난해보다 4.0%가 감소했다. 아시안게임 대표선수들의 병역특혜 등의 논란으로 인한 것이지만, 관중이 줄어든 것은 일단 흥행에 ‘빨간불’이 켜진 것.

내년 관중 동원은 ‘엘롯기’의 성적에 달리기도 했지만 넥센 역시 발목을 잡고 있다. 넥센은 올시즌 관중이 지난해보다 무려 35%나 격감했다(경기당 평균 9,714→6,314명).

넥센의 현재 최대 주주는 수감 중인 이장석 전 대표이지만, 1심(징역 3년 6개월)과 마찬가지로 2심과 대법원 판결에서도 이 전 대표의 사기죄가 확정되면 레이니어 그룹 홍성은 회장에게 지분 40%를 양도해야 한다. 이럴 경우 지금처럼 중소기업들의 협찬으로 구단이 운영될 수밖에 없어 넥센의 홈-원정 관중은 더 줄어들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더욱이 현재 넥센 타이어 대신 네이밍 스폰서로 거론되는 키움증권은 지난해 매출이 5000억원을 겨우 넘는 중위권 증권회사다. 야구 브랜드의 가치가 떨어지는데 대해 야구인들의 걱정은 태산같다.

KBO(한국야구위원회)로서는 회원사의 지분 다툼을 물끄러미 지켜볼 수밖에 없지만, 1~2년내 대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는 ‘솔로몬의 지혜’를 지금이라도 발휘할 때가 아닐까.

임창용

*KIA 팬들의 ‘임창용 방출’에 대한 항의가 도를 넘친 느낌이다. 광주구장앞 시위에 이어, 서울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의 두차례 시위... 거기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까지 호소한 것은 팬으로서의 금도(襟度)를 넘어선 게 아닐까?

팬들의 항의표시는 내년 시즌 ‘홈구장 외면’이면 족하다. 구단의 행정에까지 간섭하는 일은 지나친 월권행위다.

구단이 임창용을 방출한 것은 나름대로 속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이를 보도자료 등으로 적절히 설명하지 못한 KIA 구단의 조치는 너무나 미숙해 보인다. 특정 선수의 방출을 결정하고 발표하는 것은 단장의 업무다. 조계현 단장이 한번도 팬들앞에 나서지 않은 것은 ‘오만’일까, ‘행정 미숙’일까.

*지난주 칼럼에서 경기인 출신 단장들에 대한 우려 사항을 열거한 바 있는데, LG 차명석 단장에 대한 걱정도 벌써 앞선다. 차 단장은 취임 인터뷰에서 팀 육성 방안과 성적 향상을 강조했다. 마치 감독의 출사표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단장 업무의 절반은 팬서비스, 마케팅, 수익 증대인데 전력 강화에만 몰두하는것 같은 인상을 준 것은 업무 파악을 잘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음지에서 일하는 국정원 직원들처럼 조용히, 차분하게 마스터 플랜을 수행한 뒤 좋은 결과를 가지고 내년 시즌후 언론앞에 당당히 나서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야구 칼럼니스트/前 스포츠조선 야구大기자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