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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SK의 홈런쇼가 고척에서도 계속될 수 있을까.

SK와 넥센은 오는 3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2018 KBO 플레이오프 3차전 승부에 돌입한다.

1, 2차전은 SK의 홈런쇼가 승부를 갈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1차전에서는 넥센도 총 3홈런을 터뜨리며 팽팽한 접전을 펼쳤지만 SK는 4홈런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9회 박정권의 끝내기 투런포로 짜릿한 최종 승리를 품에 안았다.

2차전에서도 SK는 3홈런을 폭발시켜 넥센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1, 2차전 총 15점을 뽑아낸 가운데 홈런을 통해 홈을 밟은 타자 및 주자만 무려 12명이었다.

이미 정규시즌 팀 233홈런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한 SK였고, 인천 SK행복드림구장 역시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었기 때문에 홈런이 자주 나올 것이라는 예측은 어느 정도 가능했다.

하지만 SK 타선의 경우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홈런을 쏟아낸 것도 사실이다. SK는 정규시즌 경기 당 평균 1.62개, 안방에서 1.74개의 홈런을 기록했는데 이번 시리즈에서는 두 배 이상의 3.5개를 가동했다.

하지만 3차전이 열리는 곳은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이 아닌 고척 스카이돔이다. SK에게 일방적으로 흘러갔던 흐름이 묘하게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고척돔은 펜스까지 좌우 99m, 중앙 122m, 펜스 높이 3.8m로 잠실구장 못지않게 규모가 큰 구장이다. 인천의 경우 좌우 95m 중앙 120m, 펜스 높이 2.4m로 거포들에게 유리한 부분이 많다.

실제 정규시즌 인천에서는 무려 236홈런이 쏟아진 반면 고척에서는 156홈런으로 두 구장 사이에 무려 70홈런의 격차가 있었다. SK와 넥센 두 팀을 제외한 나머지 8개 팀 기록만 놓고 봐도 인천에서는 98홈런, 고척에서는 72홈런이 생산됐다.

SK 타자들 역시 고척 스카이돔에서는 홈런 비중이 다소 줄었던 것이 사실이다. 앞서 언급했듯 홈에서는 경기당 평균 1.74개를 기록했으나 고척에서는 1.25개(8경기 10홈런)에 머물렀다. 단일 시즌 팀 홈런 최다 기록(234개)을 세웠던 지난해에도 SK 타선은 고척에서 단 4홈런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SK의 방망이가 여전히 뜨거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SK는 정규시즌 40홈런 이상을 때려냈던 로맥, 한동민이 1, 2차전에서 침묵하고도 7홈런을 기록했다. 두 선수까지 타격감을 끌어올릴 경우 더욱 강력한 폭발력을 과시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특히 한동민의 경우 3차전 넥센 선발 한현희에게 올시즌 타율 5할(14타수 7안타) 4홈런 9타점을 기록할 만큼 천적 그 자체였다. 한동민 스스로도 미디어데이에서 “넥센전에 강한 특별한 비결은 없다. 하지만 옆에 있는 한현희가 일조를 한 것 같다. 고교 후배인데 이번에도 만나면 가만 두지 않도록 하겠다”는 농담 섞인 장외 설전으로 기싸움을 펼치기도 했다.

또한 고척돔에서 한동민이 3홈런, 로맥이 2홈런을 각각 기록한 경험도 있으며, SK 거포들의 전반적인 비거리(120m 이상 기준 로맥 27개, 한동민 23개, 김동엽 18개, 최정 13개) 역시 상당한 편이라는 점에서 고척으로의 장소 이동이 SK 기세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

한편 넥센의 경우 올시즌 홈 74홈런, 원정 91홈런을 기록, 마찬가지로 고척돔에서 홈런 비중이 적었던 것은 사실이다.

단 2루타 및 3루타는 도합 160개(원정 147개)나 기록하는 등 기동력을 살리는 쪽으로 고척돔의 특성을 잘 활용해왔다. 이러한 모습이 3차전에서 나타날 필요가 있다.

특히 홈 59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려 24홈런을 폭발시켰던 박병호가 1, 2차전 부진을 딛고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흐름을 가져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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