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챔피언에서 올해 5위로 시즌 마감한 KIA, 베테랑 임창용과 재계약 불가 선언…조계현 단장 "젊은 선수 기회 주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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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내 나이가 어때서. 임창용이 하고픈 말이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실력이 모든 것을 증명한다. 임창용은 나이보다 실력으로 승부하는 선수다.

그도 그럴것이 올해 임창용이 없었다면 KIA의 5위 합류는 쉽지 않았다. 후반기 들어 선발로 전환하면서 로테이션을 채웠고 시즌 5승 5패 4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5.42를 기록했다.

작년 챔피언이 5강 싸움을 하는 것 자체도 문제가 있었지만, 그래도 가을야구는 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시즌 막판까지 짜내고 짜내서 KIA는 간신히 5위 수성, 3년 연속 가을야구를 치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가서도 임창용은 양현종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왔다. 헥터는 2차전을 대비했어야 했다. 단판 승부에서 에이스 다음에 나온 투수, 임창용이 KIA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그 정도였다.

하지만 넥센에 곧바로 패하며 시즌을 마무리 했다. 챔피언의 5위 추락, 그리고 포스트시즌은 1경기로 마감, 치명적이었다. 그렇게 패장 김기태 감독은 경기를 끝내고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코칭스태프 개편도 개편이지만, 선수단에도 칼을 댔다. 그리고 첫 번째가 바로 임창용이었다. 내년이면 한국나이로 43살이다. 조계현 단장은 "젊은 선수들에 기회를 주고자 내린 결정"이라고 말한다.

실력이 없으면 물러나는 것이 맞다. 그것이 프로다. 하지만 임창용은 실력에서 젊은 선수들에 밀리지 않았다. 나이가 아닌 실력으로 선발 투수임을 스스로 입증했고 김기태 감독도 인정했다.

엄밀히 말해 젊은 선수들이 임창용을 따라오지 못한 것이 문제다. 임창용이 올해 선발로 뛰었다는 것 자체만 봐도 올해 KIA가 얼마나 무너졌는지를 알 수 있다. 감독과 단장도 책임을 피하긴 어렵다.

KIA도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다. 올해 고생한 임창용을 팀에서 내보냈을 때, 여론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누가 봐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이를 모두 감안하고 KIA는 리빌딩을 택했다.

지난 2016년 해외원정도박파문으로 삼성을 나왔을 때, 온갖 비난을 감수하고 임창용에게 현역 생활을 잇게 해준 것이 바로 친정 타이거즈였다.

KIA가 있었기에 임창용은 3년 더 현역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 올해 팀이 5강에 합류한 것에 임창용이 공이 큰 것은 분명하지만, KIA도 3년간 베테랑 임창용에 기회를 부여하며 계속 뛸 수 있게 해줬다.

올해 5강 합류에 큰 공을 세우고도 내보냈으니 토사구팽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올해 성적을 놓고 보면 팀 리빌딩의 적기인 것도 틀린 것은 아니다.

비난이 폭포수처럼 쏟아질 것을 알고도 김기태 감독과 조계현 단장은 결국 단행했다. 그만큼 두 사람이 2019시즌을 임하는 각오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어려운 결정, 쉽지 않은 결정을 KIA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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