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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소위 ‘미친 선수’의 등장.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2018년 가을 넥센의 야구에는 미친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는 영웅들이 있다. 더욱 고무적인 대목은 그 주인공이 매 경기 새롭게 탄생한다는 점이다.

넥센은 지난 2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5로 승리하며 1차전 3-2에 이어 2연승을 따냈다.

장정석 감독의 언급처럼 원정에서 1승1패만으로도 성공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내면서 이제 플레이오프 진출까지는 단 1승만 남겨놓게 됐다. 이제 한결 마음이 편안한 고척 홈으로 장소를 옮기고, 에이스 브리검이 3차전 선발로 나선다는 점에서 내심 시리즈 스윕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포함하면 넥센은 이번 가을 야구에서 3연승을 질주 중이다.

이는 특정 선수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매 경기 고른 활약이 펼쳐졌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먼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샌즈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샌즈는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2득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통해 넥센을 준플레이오프 무대에 올려놨으며, 특히 6-5로 근소하게 앞선 7회 달아나는 투런포를 쏘아 올려 KIA의 추격 의지를 확실히 꺾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장정석 감독이 “미쳐줬으면 좋겠다”고 거듭 밝힌 선발 해커가 5.1이닝 비자책 1실점 역투를 통해 마운드를 굳게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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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장 감독은 “샌즈가 터졌으니 이제 박병호의 방망이도 터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두 중심타자에게 기대감을 드러냈는데 박병호 역시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1차전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2차전에는 장 감독이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선수들까지 맹활약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임병욱은 두 차례나 스리런 홈런을 폭발시키며 준플레이오프 한 경기 역대 최다 6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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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선발 한현희의 부진을 불펜 안우진이 3.1이닝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히 만회하면서 한화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었다. 안우진은 준플레이오프 최연소 승리투수가 되며 두 배의 기쁨을 만끽했다.

단지 넥센 선수들은 그라운드 위에서의 본인 활약 뿐 아니라 동료들을 격려하고 위하는 모습으로 끈끈함을 더해가고 있기도 하다.

박병호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실책을 쏟아낸 김혜성과 대화를 나누며 평정심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 도왔고, 해커 역시 재등판 전까지 동료들에게 끊임없이 박수를 보내는 것으로 힘을 보태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이정후가 준플레이오프 2차전 막판 부상을 당하자 임병욱과 안우진 역시 본인의 활약 및 팀 승리에 대한 기쁨을 드러내기에 앞서 동료의 몸상태를 먼저 걱정하는 등 넥센 선수단은 ‘We Play Together’를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다. 넥센이 써내려가고 있는 가을의 기적은 단지 우연에 의한 결과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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