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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등번호 52번을 달았던 양 팀 간판 타자의 정규시즌 명암은 크게 엇갈렸다. 그렇다면 포스트시즌은 어떨까. 한화 김태균, 넥센 박병호의 방망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화와 넥센은 1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2018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부를 펼친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패하고도 플레이오프 티켓을 손에 넣은 사례는 지금껏 총 4차례 뿐이었다. 확률로는 15.4%(4/26). 물론 준플레이오프가 5판 3선승제로 펼쳐진 시즌만 놓고 보면 그 확률이 36.4%(4/11)까지 올라가지만 여전히 1차전 승리팀이 유리했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기선제압을 위해서는 1차전 선발 헤일과 해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지만 마찬가지로 타선에서 결정적인 순간 중요한 한 방을 터뜨리는 타자가 나와야 한다.

넥센에서는 단연 박병호가 이러한 역할에 가장 어울리는 선수다.

올시즌 미국 프로야구 도전을 마치고 넥센으로 돌아온 박병호는 정규시즌 113경기에서 타율 3할4푼5리 43홈런 112타점 88득점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복귀 첫 시즌을 보냈다.

물론 미국으로 떠나기 전까지 4년 연속 지켜왔던 홈런왕의 자리는 올해 김재환에게 넘겨줬지만 격차는 단 1개 차일 뿐이었다. 경기 및 타석수(박병호 113경기 488타석, 김재환 139경기 602타석)를 감안하면 홈런왕을 놓쳤을 뿐 박병호가 얼마나 대단한 활약을 펼쳤는지 알 수 있다.

박병호는 출루율(0.457)과 장타율(0.718)에서도 압도적 1위에 오르며 충분히 본인의 역할을 다해냈다. 타율마저 4위를 차지하는 등 상대 투수 입장에서는 좀처럼 약점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박병호가 화려한 귀환을 알린 반면 한화의 간판 타자인 김태균은 올해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에 머물렀다. 단 73경기 출전에 그쳤을 뿐 아니라 타율 3할1푼5리 10홈런 34타점에 그쳤다.

3할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은 간신히 채웠지만 2003년 이후 줄곧 이어왔던 세 자릿수 안타 행진도 막을 내렸다. 자연스럽게 호잉과 이성열에게 해결사 자리도 넘겨줘야 했다.

물론 부상으로 인해 자주 엔트리에서 말소되는 등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이대호 등 다른 동갑내기 간판 선수들과 비교해 훨씬 뚜렷한 하락세를 겪으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한화의 긴 암흑기 동안 김태균은 류현진과 더불어 한화 팬들의 버팀목이자 희망과도 같은 존재였다. 팀이 어두운 터널에서 마침내 벗어나 축제의 순간을 만끽할 때 그가 주인공에서 밀려나 있는 모습은 한화 팬들에게 씁쓸함을 안기는 부분이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에서 누가 더 뜨거운 방망이를 휘두를지는 뚜껑을 열어볼 필요가 있다. 정규시즌 성적으로는 당연히 박병호에게 훨씬 더 높은 기대를 가질 수밖에 없지만 단기전, 특히 중요한 무대에서는 간판 타자에게 주어지는 압박감의 무게가 정규시즌과 완전히 다르다.

천하의 박병호도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 1타점 1삼진으로 큰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해 한화전 타율 3할3푼3리 3홈런 11타점으로 나쁜 성적은 아니었지만 첫 홈런왕에 오른 2012시즌부터 대전에서 29경기 타율 2할9푼2리 5홈런 22타점에 머문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김태균은 올해 넥센전 11경기 타율 3할8푼1리 1홈런 7타점으로 강한 모습이었고, 최근 3시즌 동안에도 35경기 타율 3할6푼2리 6홈런 31타점으로 제 몫을 다해왔다. NC와의 시즌 최종전 5-6으로 뒤진 5회 대타로 나서 극적인 역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자신감을 끌어올린 점도 고무적이다.

두 선수 모두 한국시리즈 무대를 한 차례씩 밟아봤지만 끝내 KBO리그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한 아쉬운 경험이 있다. 올해도 한 명은 가을의 축제를 준플레이오프에서 마쳐야만 하는 운명. 과연 구단의 간판이라는 자존심을 건 대결에서 미소를 짓게 될 선수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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