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한화와 넥센 선수단이 비교적 밝은 분위기 속에 선전포고를 했다. 그러나 그 속에서 묘한 신경전도 찾아볼 수 있었다.

KBO는 18일 대전 모임공간국보 대회의실에서 2018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정규시즌 3위에 오른 한화는 한용덕 감독을 비롯해 송은범, 이성열이 대표 선수로 참석했고, 넥센은 장정석 감독, 김하성, 김상수가 준플레이오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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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양 팀은 상대전적 8승8패를 기록했는데 맞대결 결과 뿐 아니라 경기 중에도 뜨거운 신경전을 펼치곤 했다. 현재는 부상으로 팀을 떠났지만 로저스가 한화 옛 동료들에게 경기 중 불필요한 행동을 하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고, 빈볼 논란과 관련해서는 한용덕 감독이 상대 선수에게 거침없이 독설을 날린 적도 있다.

이날 전반적인 행사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하지만 양 팀 감독들은 선발 투수 운용과 관련된 정보를 놓고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취재진이 “(선수단) 서로에게 궁금한 점이 있다면 말해달라”는 요청을 하자 먼저 장정석 감독이 한용덕 감독에게 “뻔할 수 있지만 2, 3차전 선발은 누구인가”라고 먼저 질문을 남겼다.

이에 한 감독은 “나도 반문하겠는데 (장정석 감독이) 먼저 알려준다면 나 역시 이야기해주겠다”며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투수 운용과 관련된 이야기가 다시 한 번 나왔다. 넥센 한현희를 준플레이오프에서 어떻게 활용할지를 묻는 질문이었다.

장 감독은 “최원태가 시즌을 마감했기 때문에 (가을야구) 3번째 자리의 선발 고민이 컸다. 한현희가 중간이든 선발이든 본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였기 때문에 고민을 했는데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선발로 나갈 예정이다”며 정보를 굳이 감추지 않았다. 브리검이 16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00구를 던졌기 때문에 사실상 준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이 한현희라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 감독은 조심스러웠다. 외국인 원투 펀치 외 3선발에 대한 계획을 묻는 비슷한 질문을 받았는데 “지금 장정석 감독이 3선발로 한현희를 내겠다고 확실히 이야기를 했나”라고 반문했다.

즉, 넥센이 한현희를 준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로 100% 확정지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화 역시 3선발을 이야기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한 감독은 “우리도 김성훈, 김민우, 장민재 등 후보가 있는데 그 중 한 명이 3선발이 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물론 양 팀 감독 모두 곧바로 웃음을 터뜨리는 등 분위기가 무겁게 흘러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보 공개를 놓고 극도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등 승리에 대한 강한 열망을 읽을 수 있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팽팽한 기류가 흘렀던 것은 마찬가지다. 특히 송은범과 김하성 사이에서 이러한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다.

한화는 베테랑이 중심이 되는 팀이고, 넥센은 젊은 선수들의 에너지가 돋보이는 팀이다.

이와 관련된 질문을 받은 송은범이 먼저 “베테랑이 많다는 것은 경험이 많다는 것이다. 베테랑의 경험이 큰 경기에서는 꼭 필요하다. 젊은 선수는 실수를 하면 위축이 된다. 하지만 베테랑들은 쉽게 넘어갈 수 있다. 그런 점이 우리에게 유리하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김하성도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 김하성은 “우리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지만 체력적으로는 더 좋다고 생각한다. 젊기 때문에 더 과감히 할 수 있다”면서 “송은범 선배께서 우리가 어려 위축될 수 있다고 했는데 물론 어리기는 하지만 좋은 선배님들이 있다. 때문에 선배들을 믿고 더 열심히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팽팽히 맞섰다.

한편 양 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오는 1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시작된다. 5전 3선승제의 승부에서 승리하는 팀이 정규시즌 2위 SK와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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