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제공
[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한화 김민우가 긴급 투입된 상황에서도 사실상의 선발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내며 역전 드라마의 중심에 섰다.

한화는 2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전에서 8-6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2연패에서 벗어나며 시즌 71승61패를 기록, 2위 SK를 1.5경기 차로 추격했다. 반면 KIA는 4연승 도전이 무산된 채 62승65패가 돼 6위 LG와의 승차가 1경기로 다시 좁혀졌다.

한화는 선발 김진영이 2회초에만 4실점을 내주며 초반 끌려가는 경기를 해야 했지만 이후 강경학의 동점 투런포, 송광민의 역전 그랜드슬램 등을 앞세워 짜릿한 역전승을 따낼 수 있었다.

그러나 2회 대량 실점 이후 KIA의 추가점을 최소화한 불펜진 역시 한화 승리의 숨은 조연들이었다.

특히 김민우는 이날 김진영에 이어 2회 긴급 투입된 상황에서도 4.1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활약하며 분위기를 다시 한화 쪽으로 끌고 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민우는 지난 7일 KT전에서 3.1이닝 7실점으로 무너지는 등 후반기 들어 실망스러운 모습을 자주 노출했다. 8일 1군에서 말소된 뒤 19일에 다시 돌아왔지만 보직 역시 불펜으로 바뀐 상태였다.

그러나 김민우는 2군에서 투구폼부터 다시 가다듬으며 절치부심했고, 이날 최고 시속 148km의 빠른 공을 뿌리며 선발 재진입에 대한 가능성을 열었다.

경기 후 한용덕 감독 역시 “(김)민우가 아주 인상적인 피칭을 해줬다. 투구폼을 바꾼 이후 스피드도 좋아지고 힘이 있는 모습이었다”며 남은 경기에서 김민우의 활용 폭을 넓게 가져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민우는 “공에 힘이 붙었고 스피드도 점점 올라오고 있다”며 “별다른 것보다는 더욱 열심히 준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2군에 다녀온 뒤 달라진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후반기 부진과 관련해 “내 실력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더욱 잘 하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다. 오늘은 급하게 나왔기 때문에 컨트롤보다는 매 타자마다 공격적으로 힘을 쏟은 것이 주효했다”며 이날 호투가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계기로 작용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김민우는 “내가 무엇인가를 보여주겠다는 마음보다 팀 성적이 좋을 때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이고 싶다”며 “한 타자, 한 이닝이라도 최선을 다해 그 역할을 해내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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