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제공
[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한화 송광민이 모처럼 해결사 역할을 해내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한화는 2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전에서 8-6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2연패에서 벗어나며 시즌 71승61패를 기록, 2위 SK를 1.5경기 차로 추격했다. 반면 KIA는 4연승 도전이 무산된 채 62승65패가 돼 6위 LG와의 승차가 1경기로 다시 좁혀졌다.

한화는 2회에만 4점을 내주는 등 경기 중반까지 끌려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6회말 송광민의 한 방을 통해 단숨에 흐름을 뒤집는데 성공했다.

송광민은 팀이 4-5로 뒤져있던 6회 2사 만루 기회에서 KIA 4번째 투수 팻딘의 6구째 시속 149km 속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렸다.

이는 송광민의 프로 통산 6번째 만루포다. 특히 6개의 만루 홈런 가운데 3개를 올시즌에만 폭발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4월3일 대전 롯데전, 9월5일 대전 롯데전에 이어 다시 한 번 만루 기회에서 팀의 승리를 이끄는 그랜드슬램을 가동했다.

지난 경기까지 송광민은 시즌 타율 3할7리 16홈런 71타점 60득점 장타율 4할8푼을 기록하는 등 빼어난 활약을 펼쳤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7월부터 하락세가 찾아왔고 무엇보다 기회에 약한 모습이 유독 많았던 것도 부정하기 어려웠다.

앞서 언급했듯 만루포를 여러 차례 터뜨리기는 했지만 득점권 타율은 2할5푼6리에 머물렀다. 9월에도 타율 3할1푼9리를 기록한 반면 득점권에서는 2할2푼7리로 고개를 자주 숙였다. 안타가 5개에 그친 반면 삼진은 7번이나 당했다.

23일에도 홈런을 때려내기 전까지는 아쉬운 모습의 연속이었다. 1회에는 무사 2, 3루 기회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5회 역시 무사 1, 2루에서 1루수 라인드라이브에 그치며 테이블세터가 차려놓은 밥상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3번이나 허무하게 물러나지는 않았다. 6회에는 팻딘의 높은 속구를 놓치지 않으면서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냈고, 한화도 3연패 위기를 벗어나 2위 탈환에 대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기회마다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던 상황에서 자신감을 찾았다는 점이 이날 송광민의 가장 큰 소득이었다.

경기 후 송광민은 "상대 투수의 속구 위력이 좋았다. 타이밍을 빠르게 잡아 중심에 맞추자는 생각으로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어 "이번 주에 밸런스가 안 좋기도 했는데 잘 맞았다고 생각한 타구들도 계속해서 잡히다보니 심리적으로 힘든 점이 있었다. 오늘 승리를 거둬서 다행이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송광민은 "지금은 과정보다 승리가 중요한 상황이다"고 강조한 뒤 "뒤에서 따라오는 팀이나 따라가야 할 팀을 생각하기보다 선수들 모두 자신의 것을 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항상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찾아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편 한용덕 감독은 "송광민의 만루 홈런이 오늘 경기 승리에 큰 역할을 해줬다"면서 "최근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인데 (정)근우를 비롯한 고참들이 역할을 잘 해주고 있어서 고맙다"며 남은 일정 동안에도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주길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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