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가칭 한국실업야구연맹 추진위원회가 지난 11일 실업야구팀 창단 업무 협약식을 체결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공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실업야구팀 창단이 고사 위기에 놓인 대학야구의 새 희망이 될 수 있을까.

대학야구감독자협의회는 12일 성명서를 통해 실업야구의 부활 및 실업야구팀 창단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학야구감독자협의회는 성명서에서 “대한민국 야구는 프로야구 관중 1000만명을 목표로 아시안게임 3회 연속 우승 등의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이는 프로에 진출하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무의미한 이야기일 뿐이다”며 최근 열린 2019 KBO 신인드래프트 결과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학야구 선수들은 총 257명이 드래프트에 지원했지만 단 20명만 지명을 받았기 때문. 지명을 받지 못한 나머지 237명의 선수들은 10년 넘게 이어왔던 꿈을 접고 새로운 진로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협의회는 “민주 시민으로서의 기본 소양을 갖추고 공부하는 학생 선수를 육성하기 위해 대학스포츠협의회의 결정에 따라 주말리그가 도입됐다”며 “이에 따라 학생들의 주말 휴식권은 박탈당한 채 수업과 운동을 병행하며 열심히 생활했지만 대학 졸업 후 프로에 지명을 받지 못하면 더 이상 야구는 할 수가 없다”고 안타까운 현실을 토로했다.

특히 협의회는 학생의 학습권 및 수업권 보장이라는 명분아래 학생들의 책임만을 강조했을 뿐 전공과 관련된 일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가 전혀 구축되지 못한 점을 비판하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모든 책임을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만 전가하는 것은 결코 옳지 못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9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대학 선수는 단 20명만 프로 구단의 호명을 받았다. 연합뉴스 제공
이처럼 어두운 현실 속에서 실업야구팀 창단은 대학야구 선수들에게 새로운 진로를 열어줄 수 있는 최고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가칭 한국실업야구연맹 추진위원회는 지난 11일 여의도 한국노총 회의실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실업야구팀 창단 업무 협약식을 체결했다.

두 단체는 야구계 숙원인 실업팀 창단을 통해 일자리 창출 및 연고지의 지역 경제발전, 참여 기업의 위상강화와 사회적 공헌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학생야구 정상화 및 야구 저변확대를 위해 역량 있는 기업이 창단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는 것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한국노총의 입장이다.

대학야구감독자 협의회는 이에 대해 “실업 야구의 부활은 국가의 청년 일자리 정책과도 일맥상통하며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를 보장할 수 있는 하나의 길이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학업과 운동의 병행 시스템을 보다 안정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는 명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협의회는 “모든 학생 선수가 졸업 후에도 원만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가 구축될 수 있도록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한국노총 간의 협약이 잘 성사되길 희망한다”며 실업야구가 하루 속히 부활하기를 기원했다.

한편 실업야구팀 창단은 대학야구 감독 뿐 아니라 프로 감독들 역시 환영하는 분위기다.

류중일 LG 감독은 “대학 졸업 선수들의 경우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면 앞길이 더욱 막막할 수밖에 없다”고 운을 뗀 뒤 “하지만 새로운 선수들을 뽑게 되면 그만큼 또 누군가는 팀에서 나가야만 한다. 그런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언급했다.

또 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실업야구 선수들이 참가했던 대만의 전력이 상당히 좋았다”면서 “실업야구 활성화가 쉬운 과제는 아니겠지만 창단 소식이 전해져서 반가운 마음이 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학야구감독자협의회 성명서 전문

대학야구감독자협의회는 대한민국 실업야구 부활 및 실업야구팀 창단을 적극 지지한다.

대한민국 야구는 프로야구 관중 1000만명을 목표로 아시안게임 3회 연속 우승 등의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이는 프로에 진출하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무의미한 이야기일 뿐이다.

2019년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대학야구 선수들은 257명이 참가해 단 20명만이 지명을 받았을 뿐이다. 지명을 받지 못한 나머지 237명의 선수들은 10년 넘게 모든 것을 바쳤던 야구가 아닌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

민주 시민으로서의 기본 소양을 갖추고 공부하는 학생 선수를 육성하기 위해 대학스포츠협의회의 결정에 따라 주말리그가 도입됐다.

이에 따라 학생들의 주말 휴식권은 박탈당한 채 수업과 운동을 병행하며 열심히 생활했지만 대학 졸업 후 프로에 지명을 받지 못하면 더 이상 야구는 할 수가 없다.

학생의 학습권 및 수업권 보장이라는 명분아래 학생들의 책임만을 강조했을 뿐 우리 사회는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일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전혀 구축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책임을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만 전가하는 것은 결코 옳지 못하다.

실업 야구의 부활은 국가의 청년 일자리 정책과도 일맥상통하며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를 보장할 수 있는 하나의 길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실업 야구의 부활과 실업야구팀 창단은 학생 선수들의 장래를 보장하고 학업과 운동의 병행 시스템을 보다 안정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다.

우리 대학야구 감독들은 모든 학생 선수가 졸업 후에도 원만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가 구축될 수 있도록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한국노총간의 협약이 잘 성사돼 실업야구가 하루 속히 부활하기를 적극 지지한다.

대학야구감독자협의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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