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제공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한화 헤일이 리그 최강팀을 상대로도 인상적인 모습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한화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의 경기에 헤일을 선발 투수로 앞세운다.

휠러를 대신해 후반기부터 한화에 새롭게 합류한 헤일은 지난 2경기에서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7월24일 KIA를 상대로 가진 KBO리그 데뷔전에서는 말 그대로 완벽한 모습이었다. 6이닝 동안 4사구 없이 단 2피안타 밖에 내주지 않았고 무실점 피칭을 선보여 승리를 품에 안았다.

최고 시속 152km의 빠른 볼과 함께 체인지업, 슬라이더가 완벽히 제구 됐으며, 단 65개의 공 밖에 던지지 않았을 만큼 효율적인 투구 내용이 돋보였다. 탈삼진이 1개에 그쳤지만 싱커성 투심을 앞세워 땅볼 타구를 자주 유도해내면서 손쉽게 경기를 풀어가는 영리한 피칭을 했다.

두 번째 등판 역시 무난하게 소화해냈다. 2일 KT 타선을 맞아 6이닝 6피안타(2피홈런) 7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승리투수와 인연을 맺지는 못했지만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팀 역시 결과적으로 최종 승리를 거뒀다.

다만 첫 등판과 같은 압도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KT 타선이 헤일의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투심을 분석하고 나오면서 어느 정도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로하스와 장성우가 나란히 터뜨린 홈런포는 모두 초구 노림수에 의해 만들어진 장면이다.

또한 땅볼 타구가 여전히 자주 나온 가운데 1회에는 3루수 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하기도 했다. 결국 헤일 스스로의 호투도 중요하지만 야수들이 어떤 수비를 해주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12이닝 동안 볼넷을 단 1개도 내주지 않았다는 점, 주자가 쌓인 상황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과감한 승부를 펼쳤다는 점, 두 번째 등판에서는 탈삼진 능력까지도 선보였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등판에도 높은 기대가 모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헤일은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이같은 기세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 사실 한화가 휠러를 웨이버 공시하고 헤일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정규시즌 순위 싸움에서 경쟁력을 얻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가을 야구 그 이상을 대비한 부분도 있다.

휠러의 경우 2위 SK에게 3전 전패 평균자책점 11.48로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두산과의 한 차례 맞대결에서도 4.2이닝 8피안타 2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는 등 상위팀들에게 다소 아쉬운 모습이 많았다.

또한 샘슨마저도 넥센, SK 등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있는 특정 팀들에게는 유독 약한 모습이 있었다. 두산을 상대로도 첫 등판에서는 6이닝 3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지만 이후 두 경기에서는 도합 10.2이닝 9실점으로 점차 공략당하는 모습을 노출했다.

두산 타선은 올시즌 팀 타율 3할9리로 전체 1위에 올라 있으며, 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뽑아낸 팀이기도 하다. OPS(출루율+장타율) 역시 8할6푼3리로 전체 1위. 헤일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보기에는 최적의 상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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