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13승7패1무. 7월 마지막 경기를 남겨놓은 삼성의 이번 달 성적표다. 어느덧 5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삼성의 7월 상승세는 일부 선수의 활약만으로 정의내리기 어렵다. 팀 평균자책점 3.52, 팀 타율 3할5리로 두 부문 모두 2위에 올라 있을 만큼 투타의 전반적인 짜임새가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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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단지 기록적인 측면이 아닌 결정적인 흐름을 가져온 것으로 놓고 보면 박한이와 권오준, 두 베테랑의 역할이 상당히 큰 영향력을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한이는 21일 대구 한화전에서 대형 사고를 쳤다. 3-3으로 팽팽히 맞선 9회 2사 만루 기회에서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박한이는 바로 다음날에도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에도 4-4로 맞선 9회 무사 1, 2루 기회가 박한이에게 찾아왔다. 박한이는 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 정우람을 상대로 좌익선상으로 향하는 2루타를 쏘아 올리며 다시 한 번 격한 축하를 받았다.

삼성에게는 한화와의 3연전이 상당히 중요한 승부처였다. 20일 경기에서 단 1실점만 내줬음에도 0-1 패배를 당했고, 당시 6위였던 KIA와의 승차가 다시 2.5경기까지 벌어졌다. 만약 21일 경기마저 또다시 패했다면 그 여파가 상당히 오래 지속될 수 있었다. 2년 전 6월에도 삼성은 대구에서 3연속 한화에게 1점 차로 패했고, 그 이후부터 급격히 추락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반대로 박한이의 맹활약을 통해 3연전 첫 경기를 내주고도 위닝시리즈를 가져올 수 있었다. 이후 삼성은 LG와의 주중 3연전에서 또다시 위닝시리즈를 따냈고, KIA에게는 스윕이라는 최고의 성과를 냈다. 박한이는 27일 KIA와의 첫 경기에서도 5회와 7회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6타수 3안타 1득점의 활약을 통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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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역시 7월 7경기에서 5.2이닝을 소화했을 뿐이지만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불펜에 힘을 불어넣었다.

무엇보다 그의 역투가 가장 빛난 경기는 28일 KIA전이었다. 3-2로 앞섰지만 1, 3루 위기에 몰려 있던 8회 2사 후 등판한 권오준은 첫 타자 나지완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대타 정성훈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최대 위기를 넘겼다.

9회 역시 선두타자 김선빈에게 우중간 안타를 얻어맞았고, 2루수 실책으로 최형우에게 출루를 허용하는 등 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권오준은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탈삼진으로 솎아내는 괴력을 발휘하며 팀의 최종 승리를 지켰다.

2010년 6월12일 대구 넥센전 이후 무려 2968일 만에 세이브를 추가하는 순간이었다. 특히 27일까지 최충연과 심창민이 3연투, 장필준과 우규민이 연투를 하며 팀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빈자리를 완벽히 채워냈다는 점이 더욱 의미 있었다.

삼성은 레전드 이승엽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노련미를 발휘해 줄 선수 부족에 대한 걱정이 내심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최고참이 된 박한이, 투수조 최고참 권오준이 그 역할을 해내면서 어느덧 가을 야구에 대한 희망까지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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