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 팻딘(KIA)과 스캇 반 슬라이크(두산)는 둘다 아버지의 훌륭한 가르침을 받으며 선수 생활을 했으나 KBO 리그에서는 제대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을 사고 있다. 두 선수의 기량은 한국에서 꽃피울 수 있을까. 이들의 부진은 많은 선수들에게 ‘반면교사’로 작용할 듯싶다.

*팻딘의 아버지는 2017년 KBO 리그에 데뷔하는 아들에게 말했다. “4사구로 출루하는 주자는 모두 살아서 (홈으로)돌아온다. 4사구 허용을 유의하라.”고. 팻딘은 이를 새겨 들었는지 지난해 9승 7패의 썩 좋지 않은 성적에도 이닝당 4사구 허용률은 0.31개(176이닝에 55개)로 중상위권이었다(20승 양현종은 0.23개, 16승 켈리는 0.29개).

올시즌 4사구 허용률은 0.21개(94 2/3이닝에 20개)로 좋아졌으나 23일 현재 3승 5패에 자책점 6.08로 전반적 투구 내용은 나빠졌다. 전반기 2승5패로 부진하자 2군으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 19일 1군에 등록됐으나 선발대신 불펜 요원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지난 20일 kt전에서는 7회 1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아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과연 팻딘이 부친의 당부대로 4사구를 계속 줄이고 안타도 덜 허용해 팀의 5강 싸움에 힘을 보탤지 궁금해진다.

팻딘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슬라이크는 2012년부터 메이저리그(ML)에서 6년간 활약하며 타율은 0.242에 그쳤으나 29홈런, 95타점을 기록한 슬러거. 부친(앤디 반 슬라이크)은 레전드급이다.

올스타에 3번 뽑혔고, ML 통산 164홈런 792타점 245도루를 기록했다. 아버지는 7월 8일 KBO 리그 데뷔전을 치른 아들에게 “야구를 즐겨라, 그리고 최선을 다해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슬라이크는 KBO 리그 적응도 하기 전에 된서리를 맞았다. 지난 8일 이후 6경기에서 19타수 2안타(0.105) 1타점의 극심한 부진을 보이자 22일까지 기다려 주겠다는 김태형 감독이 참지 못하고 지난 19일 1군에서 말소시켰다.

슬라이크의 부진은, 이역만리를 건너온데다 ML보다 넓은 스트라이크존에 적응을 못한 탓이다. 거기에다 일본인 고토 타격코치가 스윙 교정을 하려고 나섰으니 야구를 즐기기는커녕, 기분이 상했을 것이다.

그가 과연 2군에서 타격을 가다듬어 조만간 복귀후 남은 경기및 포스트시즌에서 ‘야구를 즐기며 최선을 다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타격을 하고 있는 슬라이크.

* 김기태 감독의 퇴장 건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KIA 김기태 감독은 지난 17일 삼성전에서 3회초 홈 승부에 관한 비디오 판독 결과에 대해 불복, 거칠게 항의한 끝에 퇴장을 당했다. 김 감독은 분이 안풀렸는지 경기장 밖을 나가지 않고 심판실옆 통로에 앉아 있다가 심판진에 적발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것은 KBO의 룰과 규정을 깡그리 무시하는 불법적, 탈법적 행위다. 이는 나쁜 전례가 됐으므로 앞으로 ‘제2, 제3 김기태’가 등장하지 말란 법은 없다. 또 퇴장을 당하면 경기장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건 현장 야구인에겐 상식중의 상식이다.

이런 김 감독의 생떼에 대해 KBO는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김기태 감독 건은 단순 퇴장이어서 상벌위원회에 회부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볼 때 문제의 핵심에서 벗어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야구 칼럼니스트/前 스포츠조선 야구大기자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