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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어느덧 6연패다. 올시즌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고 지난해를 포함하면 무려 8연패 수렁에 빠져있다. LG가 두산 앞에서 언제쯤 팬들에게 기쁨을 안길 수 있을까.

LG는 지난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주말 3연전 1차전에서 연장 12회 승부 끝에 4-5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LG는 올시즌 두산과의 상대전적 6전 전패라는 깊은 슬럼프에 빠지게 됐다.

가장 강력한 소사 선발 카드를 꺼냈고, 소사가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승리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 역시 LG 지휘봉을 잡은 이후 아직까지 두산에게만 승리를 기록해보지 못했다. 삼성 시절 수많은 경기에서 공포심을 심어준 니퍼트가 KT로 떠났음에도 두산과의 악연은 여전하다.

무엇보다 뒷심에서 크게 밀리는 모습이다. 먼저 LG 마운드는 두산 타선을 상대로 6경기 팀 평균자책점 6.44에 그쳤다. 올시즌 팀 평균자책점이 4.74로 3위에 올라 있지만 두산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LG 불펜진은 두산과의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43으로 최악의 모습을 드러냈다. 정찬헌(2.1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과 최동환(4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이 그나마 체면을 지켰을 뿐 그 외 대부분 불펜진이 평소보다 훨씬 불안한 피칭을 했다. 단지 평균자책점만 나쁜 것이 아니라 기출루자 득점 허용률이 7할(7/10)에 달할 만큼 동료가 남긴 주자에 대해서도 확실한 매듭을 짓지 못했다.

반대로 타선은 두산전 팀 타율이 2할8푼1리로 크게 나빴던 것은 아니다. 표본은 적지만 가르시아가 4할6푼7리(15타수 7안타)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고, 김현수(0.370), 박용택(0.370), 채은성(0.348) 등 중심 타선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다만 타자들이 두산 불펜진 앞에서는 유독 힘을 쓰지 못했다. 불펜을 상대로 한 팀 타율이 고작 2할4푼이며, 장타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20일 경기에서도 LG는 두산 선발 이용찬(4.1이닝 9피안타 1피홈런 4볼넷 4실점)을 제대로 공략했지만 이후 김강률, 김승회, 함덕주, 박치국, 이영하로 연결되는 5명의 불펜진에게 7.2이닝 동안 고작 3안타를 때려내는데 머물렀다. 특히 함덕주는 2이닝 동안 탈삼진 5개를 솎아내며 퍼펙트로 LG 타자들의 방망이를 꽁꽁 얼렸다.

LG가 경기를 잘 풀어가다가도 유독 허리 싸움에서 자주 무너졌던 또 다른 팀이 바로 2위 한화다. 상대전적 4승8패로 밀려 있다. LG 타선은 한화 불펜진을 상대로 타율 1할3푼3리에 그쳤고, LG 불펜은 한화 타선 앞에서 평균자책점 5.59로 크게 흔들렸다.

LG는 두산, 한화전 모두 첫 대결을 1점 차로 아쉽게 패한 뒤 유독 경기가 꼬이기 시작했고, 심리적으로 위축된 모습이 반복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대로 넥센을 상대로는 펄펄 날았다. 10승2패의 압도적인 성적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2015시즌까지는 유독 넥센에게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3년 동안에는 전세가 완전히 뒤집혔다.

특정팀 상대 전적 뿐 아니라 올시즌 유독 긴 연승과 긴 연패가 자주 반복됐다는 점도 LG의 올시즌 발자취 특징 중 하나다. 좋게 표현하면 한 번 분위기를 탔을 때 어느 팀보다도 뜨거웠지만 자신감을 한 번 잃으면 순식간에 기세가 싸늘하게 식은 팀이 LG였다.

그러나 썩 이상적인 모습은 아니다. 중하위권 팀들에게 많은 승리를 쓸어 담더라도 상위팀들에게 약한 모습이 이어진다면 포스트시즌 티켓을 손에 넣더라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똑같은 승률을 기록하더라도 긴 연승 및 연패의 잦은 반복보다 꾸준한 위닝시리즈를 가져가는 것이 대부분의 감독들이 바라는 그림이기도 하다.

류중일 감독도 삼성 시절부터 “매번 3연전마다 3연승도 물론 좋지만 2승1패로 꾸준히 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3연승은 마운드 부하로 후유증이 찾아오기 쉽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현재 성적도 결코 나쁘지 않은 LG지만 좀 더 안정감을 심어줘야 진정한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두산 앞에서도 넥센을 상대로 보여준 자신감 있는 모습이 좀 더 나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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