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KBO 올스타전이 사상 첫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가운데 울산 땅을 밟는 자체만으로도 설렘을 느낀 선수가 있다. 바로 두산 최주환이 그 주인공이다.
사실 최주환의 고향은 광주다. 학강초부터 광주 동성중과 동성고를 거쳐 프로에 입단했다. 그러나 야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아버지의 직장 문제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곳이 바로 울산이다.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이날 최주환은 오후 1시가 조금 넘어선 무렵 가장 먼저 울산 문수야구장을 찾았다. 택시에서 내리자 그를 알아본 많은 팬들이 주변에 몰리기 시작했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고 있었지만 최주환은 팬들의 사인 요청에 일일이 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단지 사인만 해준 것이 아니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있던 꼬마 팬이 “최주환 스승님, 제발 사인 좀 해주십시오”라고 큰 소리로 외치자 웃음을 터뜨린 뒤 한참 동안 팬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꼬마 팬의 고향이 울산이라는 것을 전해들은 최주환은 “형도 울산에서 살았던 적이 있어. 반가워”라며 볼을 가볍게 꼬집어준 뒤 앞으로 충성을 다해 응원하겠다는 팬과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까지 하는 모습을 보였다.최주환에게 잊지 못할 선물을 받게 된 꼬마 팬 이우석(호연초 6학년) 군은 “제가 가장 친한 친구가 두산 최주환 선수를 좋아한다. 사실 나는 강민호 선수 팬이었는데 팀을 떠나게 돼 서운한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 최주환 선수가 친절하게 사인을 해주셔서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이다. 이제부터는 최주환 선수만 응원하겠다고 약속을 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우석 군은 이어 “가끔 사직구장에 갈 때가 있는데 울산에 살다보니 경기장에 도착하면 시간이 늦어져서 선수들에게 사인 받기가 어려웠다. 올스타전이 울산에서 열리게 돼 기분이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최주환은 공식 팬 사인회 시간에도 최선을 다해 팬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날씨가 너무 더웠던 탓에 여러 선수들이 힘든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최주환만큼은 달랐다.
최주환은 “어린 선수들이 야구를 할 수도 있는데 아무래도 꿈나무이지 않나”라고 운을 뗀 뒤 “상황에 따라서는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때도 있지만 여유만 있다면 늘 이렇게 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주환은 이어 “내 말 한 마디가 어린 친구들에게는 큰 힘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팬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최주환은 울산과 얽힌 추억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그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올스타전에 뽑혔는데 올해는 베스트(지명타자)로 선정돼 더욱 기쁘다. 특히 울산에서 열려 더욱 뜻깊다”며 “유년기 때 야구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전까지 울산에 살았기 때문에 좋은 기억이 많다. 어제는 일산해수욕장을 방문해봤는데 어릴 때 부모님께서 솔방울을 많이 던져주셨던 기억이 떠올라서 추억에 젖었다”고 밝혔다.
한편 최주환은 84경기에서 타율 3할2푼5리 14홈런 66타점을 기록하며 커리어 최고의 전반기를 보냈다.
그러나 최주환은 “지난해에도 전반기에 잘 하다가 후반기에 페이스가 떨어졌기 때문에 후반기에 계속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아직도 갈 길이 남아있음을 강조한 뒤 “올해는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있기도 하고 시즌 전부터 체력적인 부분에서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시즌을 마칠 때까지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