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호연이 퓨처스 올스타전 MVP에 등극하는 기쁨을 누렸다. 사진=박대웅 기자
[스포츠한국 울산=박대웅 기자] 롯데 이호연에게 13일은 평생 잊지 못할 하루로 남을 전망이다.

이호연은 13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5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통해 남부리그 올스타의 6-2 최종 승리를 이끌었다.

이호연은 양 팀 도합 가장 많은 타점을 기록했고, 안타 역시 예진원과 함께 가장 많이 때려내면서 퓨처스 올스타전 MVP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상금 200만원과 함께 트로피가 이호연에게 수여됐다.

이호연은 2018년 롯데 2차 6라운드 5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지만 전반기까지는 1군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그러나 성균관대 시절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 2년 연속 타점상을 받는 등 뛰어난 타격 재능을 뽐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44경기 타율 3할6푼4리 2홈런 19타점 23득점 장타율 5할 출루율 3할8푼9리 등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이호연은 3000명이 넘는 팬들 앞에서 경기를 치르고 수많은 취재진들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 믿기지 않는 듯 인터뷰 내내 어안이 벙벙한 모습을 보였다.

이호연은 “울산에 오기 전 즐겁게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왔다. 볼 하나하나에 집중했는데 시합이 훅 지나간 것 같다. 정신도 없고 그렇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이어 “시합을 해보니까 우선 관중들이 엄청 많았다. 관중이 많으니까 더욱 즐기며 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선발로 출장했기 때문에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 생각했다. 선수들이 많이 도와줘 운 좋게 MVP도 받을 수 있었다. 즐거운 하루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호연은 7회 적시타를 터뜨린 뒤 MVP를 예감하고 있었다는 솔직한 속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형들 동기들이 그 때부터 너라고 해서 ‘나인가 보네?’ 싶었다”고 밝혀 큰 웃음을 안겼다.

MVP 상금 200만원 중 절반은 그동안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은 부모님에게 전할 계획이다.

이호연은 상금 액수를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2, 200이다”라고 말을 더듬어 또 한 번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에 빠뜨린 뒤 “부모님께서 24세까지 경기장을 늘 따라다니며 뒷바라지를 해주셨기 때문에 이제는 여행도 다니셨으면 좋겠다. 1군 무대에서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오늘은 TV로 봤으면 좋겠다고 해서 경기장에 오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마추어 시절 상을 받았을 때와 비교해 언제가 더 기분이 좋은지를 묻는 질문에는 “상금부터 배로 늘어났다. 인터뷰도 많이 하고 정신이 없다”며 다시 한 번 환한 미소를 드러냈다.

본인을 어필해달라는 요청에 이호연은 “여기서 어필해야하나”라며 쑥스러운 반응을 보인 뒤 “주변에서 ‘넌 타석에 들어갈 때 생각이 없어서 잘 치는 것이다’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상대 투수를 무조건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임한다. 1군에서든 어디에서든 내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 잘할 수 있기 때문에 기회가 온다면 반드시 그 기회를 잡도록 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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