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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팬들께 죄송하다. 후반기, 좋은 성적 내겠다."

NC도 NC지만 그 이상으로 충격이 큰 팀이 있다. 작년 우승을 차지했는데, 올해는 6위로 전반기를 마무리 했다. 기대가 컸기에 실망도 컸다. KIA 이야기다.

12일 창원에서 열린 NC와의 경기 전, 김기태 감독은 전반기를 마무리 하는 것에 대해 "팬들께 죄송하다. 후반기에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라고 이야기 했다.

작년 우승팀 감독이 올해 전반기를 6위로 마감을 하자 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팬들에게 사과를 했다. 아직 후반기를 치르지도 않았는데, 김기태 감독은 벌써 고개를 숙였다.

올해는 다른 시즌과 사정이 다르다. 올스타브레이크를 비롯, 8월 중순부터 9월 초까지 아시안게임 브레이크가 있다. 두 번의 브레이크가 있기에 선수들이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연승을 달성, 치고 올라가는 것이 순위를 끌어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쉬는 기간이 길다보니 흐름을 잡는 것이 어렵다. KIA의 현실적 목표가 가을야구에 그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전반기 내내 KIA는 비난에 시달렸다. 약해진 선발진, 무뎌진 타선, 여전히 답이 없는 불펜진, 삼박자가 제대로 엉키면서 팀 전력이 크게 무너졌다.

작년에는 불펜이 역전을 허용해도 팀 타선이 이를 덮을 수 있을 정도로 강했다. 하지만 올해는 타선과 마운드, 어느 한 쪽도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다. 중위권은 당연하다.

더군다나 연승이 길지 않다. 전반기 4연승이 최다 연승이다. 연승은 없는데 연패는 있고 간간히 승리를 거두니 5할 승률 언저리에 머물다가 결국 5할도 못 채우고 전반기를 끝내게 됐다.

헥터의 초반 난조가 컸다. 김선빈, 이범호 등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과 김민식, 이명기 같은 작년 우승 주역의 부진도 함께 겹쳤다. 팻딘은 승운이 너무 없었다. 6위도 감지덕지였다.

여기에 마무리 임창용과 이대진 코치의 동시 2군행은 기타 다른 이유를 배제하더라도 외부에서 보기에 KIA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낸 사건이었다.

김기태 감독은 젊은 선수로 돌파구를 정했다. 열심히 뛰는 것은 좋지만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오래 가지 못한다. 현 위치를 고수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으니 성적도 유지가 전부였다.

상황이 좋은 것은 결코 아니다. 후반기 들어 합류할 플러스 전력도 마땅치 않다. 그렇다고 손 놓고 가만히 있기엔 60경기나 남았다. 포기할 정도는 아니다. 가을야구 합류를 최우선으로 하되, 그 이상의 성적을 얻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리면 된다.

2016시즌 KIA는 극적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합류, LG와의 경기를 통해 팬들에게 뒷심이 있는 팀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 힘을 바탕으로 2017시즌에 'V11' 우승을 차지했다.

김기태 감독이 사과할 시점은 지금이 아니다. 후반기를 다 치르고 결과를 본 뒤에 그 때, 사과 해도 늦지 않다. 과거의 우승은 뒤로, 오히려 지금의 팀 전력을 인정하고 맘 편하게 덤빌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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