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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한화 휠러(28)가 생존이 걸린 시험무대에서 무난한 피칭을 선보였다. 한화의 고민도 더욱 깊어지게 됐다.

휠러는 1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5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휠러는 총 84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3피안타 3볼넷을 내줬으며 탈삼진은 2개를 솎아냈다. 상대를 압도하는 활약은 아니었지만 몇 차례 고비를 무사히 넘기며 시즌 3승(9패)째를 수확했다. 속구 최고 시속은 145km를 기록했고, 체인지업과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다양하게 구사하며 넥센 타선을 틀어막았다.

이닝을 길게 끌고 가지는 못했지만 경기 전 한용덕 감독의 예고대로 김재영이 불펜에서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의미를 둘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전반적으로는 무난한 피칭으로 평가받기 충분했다.

휠러에게 이날 경기는 생존이 걸린 등판이나 다름없었다. 그동안 보여준 모습이 몸값(57만5000달러) 대비 최악이라고 볼 순 없었지만 부상 없이 로테이션을 지켜낸 점, 이닝을 무난하게 채운 점을 제외하면 뚜렷한 강점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특히 한화가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순위에 오르면서 가을 야구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외국인 투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박종훈 단장도 6월 중순까지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로도 휠러에게 뚜렷한 반등은 보이지 않았다. 타선 지원을 유독 못 받은 탓도 있지만 5월9일 넥센전 이후 승리를 전혀 챙기지 못했고, 결국 한화 측은 12일 투구 내용에 따라 휠러의 교체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벼랑 끝에 몰린 휠러가 최근 등판 중 가장 인상적인 피칭을 선보이며 팀의 전반기 마지막 승리를 이끌었지만 그의 반등이 한화에게는 오히려 더 큰 고민을 불러오게 됐다.

공교롭게도 휠러의 시즌 3승은 모두 넥센전에서 나왔다. 올해 넥센과 4차례나 맞대결을 펼쳐 3승1패 평균자책점 1.99(22.2이닝 5자책점)로 상당히 강력한 모습을 뽐냈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샘슨이 넥센전 2패 평균자책점 11.12로 최악의 모습을 보인 것과 정반대의 활약이었다.

다만 넥센전을 제외한 성적이 전혀 인상적이지 않다. 승리없이 8패 평균자책점 6.04로 외국인 선수에게 일반적으로 거는 기대치에 한참 모자라다. 물론 넥센과 포스트시즌에 만날 가능성도 있지만 넥센전 외에는 이렇다 할 믿음을 주지 못한 투수와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느냐에서 고민은 여전하다.

외국인 교체 마감시한이 7월31일이기 때문에 이제는 시간이 상당히 촉박한 편이다. 한화는 과연 휠러를 놓고서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까.

한편 휠러는 경기를 마친 뒤 "올스타 브레이크에 들어가기 전 경기를 긍정적으로 끝내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공격적으로 피칭하려 했다. 특히 넥센과 4번이나 만나 어느 정도 전력이 파악됐기 때문에 더욱 자신있게 승부했다"고 호투 비결을 꼽았다.

특히 휠러는 "후반기에도 계속해서 이런 흐름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공격적으로 피칭을 하고 투구수를 줄이는데 집중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더욱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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