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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요즘은 가슴을 맞을 일이 별로 없더라고요.”

한화 한용덕 감독은 1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넥센과의 전반기 최종전을 앞두고 이성열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전반기 한화 타선을 이끈 핵심 타자를 꼽는다면 단연 호잉이지만 국내 선수 중에서는 이성열이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76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이성열은 타율 3할1푼3리 17홈런 56타점 41득점 장타율 5할6푼을 기록하며 최고의 전반기를 보냈다.

특히 2010년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24개)에도 충분히 도전해볼만한 페이스를 내달렸다. 홈런을 때려낸 직후 한용덕 감독의 가슴을 강하게 때리는 세리머니는 한화 팬들에게도 큰 관심거리 중 하나였다.

한용덕 감독 역시 그동안 “가슴이 뭉그러져도 좋다”는 말로 이성열이 계속해서 많은 홈런을 터뜨려주길 희망해왔다.

12일 경기를 앞두고도 한 감독은 “요즘 가슴 운동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얻어맞아도 전혀 상관이 없다”며 미소를 지은 뒤 “그런데 최근에는 얻어맞을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는 언급을 덧붙였다.

실제 6월 한 달 동안 8홈런을 몰아쳤던 이성열은 7월에도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지만 홈런 페이스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었다. 최근 12경기에서 1홈런을 보태는데 그쳤다.

그러나 한용덕 감독의 발언이 나온 이날 이성열이 마침내 오랜 침묵을 걷어냈다. 0-0으로 맞선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넥센 선발 신재영의 3구째 시속 136km 직구를 통타, 좌중월 솔로포를 때려낸 것. 지난 5일 KIA전 이후 6경기 만에 짜릿한 손맛을 느끼며 시즌 18호 고지를 밟았다.

극적인 상황에서 터진 홈런이 아닌 만큼 이성열은 덕아웃에서 한 감독의 가슴 대신 주먹을 부딪치며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전날 8-22의 충격적 패배를 씻어낼 수 있었던 한 방이었기에 그 의미가 더욱 컸다.

한편 한용덕 감독은 “전반기 동안 이성열이 정말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운을 뗀 뒤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타석에 섰을 때나 수비할 때의 모습을 보면 집중력이 정말 좋아졌다”며 올시즌 달라진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선수단 내 고참이자 집안의 가장으로서 절실함과 책임감이 생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터뷰 내용만 들어봐도 본인보다 주변을 먼저 생각하는 어른스러운 모습이 묻어나 있다”며 이성열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경기는 3회초 현재 한화가 2-0으로 앞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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