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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시원하게 당했죠.”

한화 한용덕 감독이 충격적인 완패를 당하고도 마음을 다잡았다.

한화는 지난 11일 대전 넥센전에서 8-22라는 처참한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같은날 SK가 LG에 패하면서 전반기 2위를 확정짓기는 했지만 1만 명이 넘는 홈 관중 앞에서 자존심을 구겨야 했다.

특히 이날 한화 마운드가 넥센 타선에 허용한 홈런만 무려 6방이었다. 넥센이 뽑은 22점 역시 구단 한 경기 역대 최다 득점. 선발 샘슨이 3.1이닝 9실점으로 붕괴된 것을 시작으로 불펜진 역시 상대 기세를 차단하지 못한 채 나란히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12일 덕아웃에 나타난 한용덕 감독은 완패에도 불구하고 여유와 미소를 잃지 않았다.

한 감독은 “시원하게 당했다”고 운을 뗀 뒤 “하지만 그동안 선수들이 잘 해줬다고 생각한다. 선수들 뿐 아니라 코치들 역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껏 잘 했다. 좀 더 편하게 하라’는 말을 해줬다”고 털어놨다.

한 경기에 22실점(20자책점)을 떠안아 팀 평균자책점이 4.45에서 4.63으로 크게 솟구쳤지만 기록적인 부분에서도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여전히 팀 평균자책점 2위에 올라있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한 감독은 “그렇게 당하고도 2위를 유지했다는 자체가 그동안 정말 잘 해왔다는 증거 아니겠나”라고 반문한 뒤 “다른 쪽으로는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 투수 코치에게도 평균자책점을 너무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한용덕 감독은 완패를 당하는 것보다 차라리 접전 승부 끝에 역전을 허용했을 때의 충격이 더 크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타이트한 경기에서 전력을 쥐어짜고도 패하면 훨씬 속상하다. 전날 경기 같은 모습이 차라리 낫다. 에이스가 무너지게 되면 그 뒤에 나오는 투수들에게 던지도록 하는 자체가 미안할 뿐이다. 오히려 완패를 당하면 재무장을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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