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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지금처럼 해준다면 2선발도 가능하죠.”

한용덕 감독은 11일 대전 넥센전을 앞두고 전날 눈부신 호투를 펼친 윤규진을 칭찬했다.

윤규진은 7이닝 동안 총 111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1볼넷 비자책 1실점으로 넥센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시즌 3승 달성은 무산됐지만 탈삼진을 7개나 곁들이는 압도적 투구 내용으로 팀의 4-1 승리를 선봉에서 이끌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윤규진의 체인지업이다.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해 윤규진은 속구 다음으로 포크볼을 많이 던졌다. 전체의 27.2%의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도 포크볼이 차지한 비중은 29.3%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 그러나 10일 넥센전에서는 포크볼 구사가 5차례 뿐이었다.

반면 지난해 거의 구사하지 않았던 서클 체인지업을 전날 경기에서는 46번이나 던졌다. 체인지업을 통해 수많은 헛스윙을 이끌어냈고, 실제 7개의 탈삼진 가운데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쓴 것만 6번이었다.

한용덕 감독은 “윤규진의 전날 체인지업이 잘 먹혔다. 좌타자 바깥으로 떨어지는 것이 좋았다. 국내 타자들이 종으로 떨어지는 공에 약한 모습이 있는데 공이 두 갈래로 떨어지기 때문에 상대 타자들이 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며 윤규진의 맹활약 비결을 체인지업에서 찾았다.

특히 한 감독은 “이전까지 (윤)규진이가 포크볼을 주로 활용해왔는데 사실 포크볼이나 서클 체인지업이나 투구 메커니즘 자체는 비슷한 맥락이다. 그립만 변형된 형태다”며 “소위 말하는 손장난이 좋은 선수들은 빠르게 익힐 수 있는 구질이다”고 언급했다.

한 감독이 체인지업을 장착해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은 선수는 바로 류현진이었다. 일반적인 그립과 비교했을 때 다소 변형된 부분은 있지만 류현진 역시 구대성으로부터 체인지업을 전수받았고, 이내 최고의 무기로 가다듬었다. 류현진이 KBO리그 통산 98승52패 평균자책점 2.80의 압도적 성적을 낸 뒤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었던 이유다.

한용덕 감독은 “윤규진이 승리를 많이 올리지는 못했지만 투구 내용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다”며 “투구수가 초반에 많아서 5회까지가 한계일 줄 알았는데 7회까지 던져줬다. 이같은 모습이 계속된다면 2선발 역할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로 윤규진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실제 윤규진은 전날 호투 뿐 아니라 최근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95(37이닝 8자책점)를 기록했으며 3차례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했다. 과거에는 투구수가 늘어날수록 위력이 반감되는 편이었지만 최근에는 이같은 약점을 크게 개선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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