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데뷔 후, 2321안타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 달성… "우승하고 3000안타 치고도 팔팔하면, 그 때 쉬고 싶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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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잠실=김성태 기자]LG 박용택이 KBO리그 역대 최다 안타 신기록을 달성했다. 그렇게 KBO리그 역사에 남는 선수가 됐다.

LG 박용택은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선발 3번 겸 지명타자로 나와 6타수 4안타를 작렬, 팀의 18-8 승리를 이끌어냈다.

승리도 승리지만, 더 값진 의미가 있던 것은 바로 박용택의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박용택은 통산 2317안타를 기록 중이었다.

그리고 전날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노경은의 공을 그대로 쳐내며 2318안타를 기록, 이전 삼성 레전드였던 양준혁의 2318안타와 타이를 이뤘다.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5-7로 뒤지고 있던 4회 1사 1, 2루에서 그는 교체된 고효준의 123km짜리 커브를 그대로 쳐내며 7-7 동점을 만들었다.

동시에 이 안타로 박용택은 개인통산 2319안타를 기록,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에도 박용택은 두 개의 안타를 더 추가하며 2321안타로 이날 경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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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박용택과의 일문일답

▲어떤 마음으로 임했나?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기록이 나오는 날에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동생, 후배들이 너무 멋진 경기를 해줘서 평생 기억에 남는 경기였다. 오히려 상황이 좋지 못했으면 그런 부분에서 계속 신경이 쓰였는데, 오히려 찬스 상황이 되니 그런 것을 잊고 찬스에 집중할 수 있었다."

▲2321개의 안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안타는?
"프로 데뷔 첫 안타가 기억에 남는다. 문학 SK전에 첫 타석에 나가서 쳤는데 2루타를 쳤다. 그 때가 기억에 가장 남는다."

▲최다 안타 친 순간, 어떤 생각이 들었나?
"동점이 되면서,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님, 와이프, 아이까지 모두 경기장에 왔다. 그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야구적으로 보면 김용달 코치님이 떠올랐다. 저에게 단 한 명의 스승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김용달 코치님이다."

▲LG에서만 뛰었다. 이래저래 많은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야구계에서 저만큼 질타도 사랑도 많이 받은 선수는 드물 것 같다. 그래도 야구 하면서 정말 여러가지 하고 싶은 것은 다 해본 것 같다. 이제 단 하나 남았다. 올해만큼 느낌이 좋은 시즌이 있나 싶기도 하다. 해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볼 만 하다는 생각?
팀 선수들 모두 각자 자기가 하는 역할에 대해 확실히 알고 있다. 역할이 정확히 정해지다보니 서로의 불신이 많이 사라졌다. 저도 감독님을 많이 만나봤지만 이렇게 역할 분담이 확실한 팀으로 뛰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선수들 모두 그런 생각을 가지고 한마음 한뜻으로 이기겠다는 생각을 해서인지 확실히 팀이 자리를 잡은 것 같다."

▲타격에 대한 나름의 철학이 있다면?
"타격에 정답은 없다. 타격은 무엇이다, 그렇게 정의를 내리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지금의 타격 매커니즘은 이해가 되지 않던 시절이었다. 제가 입단했을 당시에도 지금의 여러 타격 매커니즘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결국 변화에 빨리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자는 수동적이다. 시대든, 야구의 흐름이든, 투수든, 몸 상태든, 빠르게 대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3000안타는 어떻게 생각하나
다들 처음에는 3000안타 이야기를 하면 농담처럼 받아들였다. 하지만 저는 정말 진지하게 이야기 한 것이다. 야구를 오래 하다보면 거기서 오는 권태감이 있는데, 나이에 대한 부분도 있지만 큰 목표를 갖고 달려가는 것이 저에게는 중요하다."

▲타격폼도 계속 바꾸면서 진화하고 있는데?
"떨어지는 신체능력을 기술과 경험으로 어떻게든 채우고 있다, 그게 가장 맞는 표현이라고 본다. 타격은 파워나 스피드는 떨어질 수 있지만 그동안 축적한 경험이나 여러 기술을 통해 내가 알고 있는 타격에 대한 상식을 총동원하면 앞으로 계속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제 바라는 것이 있다면?
"두 가지다. 우선 우승이다. 그리고 3000안타다. 만약 둘 다 했는데 팔팔하다 싶으면...그 때는 쉬고 싶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 것 같다. 45살 정도면 은퇴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우승하기 전까지는 못 나갈 것 같다. 우승하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야구를 계속)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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