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제공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한화 강경학의 최근 활약이 그의 응원가 가사처럼 ‘삐까뻔쩍’ 빛나고 있다.

한화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SK와의 주말 3연전에서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가져왔다.

이로써 한화는 10일 현재 36승27패를 기록해 2위 자리를 유지했다. 9일 패배로 4위까지 내려앉는 위기도 있었지만 주말 유종의 미를 통해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

주말 3연전 동안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친 선수는 역시 강경학이었다.

강경학은 지난 3일 올시즌 처음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이후 한화 팬들의 기대치를 훨씬 웃도는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5일 LG전에서 2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쾌조의 타격감을 뽐낸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주말 3연전에서 입증했다.

특히 8일 경기에서는 시즌 첫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5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의 맹활약을 통해 한용덕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1회 우중간 솔로 홈런을 시작으로 3회에는 역전 적시 2루타를 쏘아 올렸으며, 6회에도 안타를 추가해 사이클링 히트에 3루타만 빠진 놀라운 타격감을 선보였다.

9일 경기에서는 4타수 1안타 2삼진에 만족해야 했고, 팀 역시 2-4로 패했지만 수비에서도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줬다. 1회 2사 1루에서 로맥의 날카로운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몸을 날려 받아냈고, 5회에는 최항의 타구가 유격수-2루수-중견수 사이에 절묘하게 흘러갔으나 글러브에 맞고 튄 공을 끝까지 집중해 받아내며 귀중한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10일 경기까지 강경학의 ‘미친 존재감’은 계속됐다. 타석에서는 4타수 4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폭발시켰다. 특히 3회 추격의 적시타, 5회 역전 솔로포를 폭발시키며 영양가에서도 최고의 모습을 선보였다. 또한 3-2로 근소하게 앞선 7회에는 로맥의 깊숙한 타구를 역모션으로 잡아낸 뒤 송구 역시 깔끔하게 해내며 8일에 이어 또 한 번 로맥의 안타를 훔쳐내는 모습을 보였다.

2011년 한화에 2라운드 16순위로 지명된 강경학은 김성근 전 감독이 부임한 2015시즌부터 본격적으로 기회를 움켜잡았지만 기대만큼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그 해 120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 2할5푼7리 2홈런 27타점에 만족해야 했다. 수비에서도 유격수와 2루수를 오가며 784이닝을 책임졌으나 15개의 실책을 범하는 등 안정감이 다소 부족했다.

2016시즌부터는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하주석이 본격적으로 가세하면서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정근우 역시 건재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야에서 비집고 들어갈 틈을 찾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지난 2년 동안 타율 1할8푼4리 1홈런 1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5할1푼8리로 공격에서 너무 부족한 모습이 많았다.

하지만 올시즌 서산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은 뒤 많은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타격 폼에 많은 변화를 가져가는 등 노력이 더해지면서 자신감을 키웠고, 퓨처스리그 마지막 10경기 동안 타율 3할4푼3리를 기록하며 마침내 한용덕 감독으로부터 기회를 얻었다.

1군에서는 표본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2군에서보다 더욱 임팩트가 강렬하다. 7경기 타율이 무려 6할6푼7리(15타수 10안타). 지난해까지 통산 4홈런에 그쳐있었지만 올시즌 벌써 2홈런을 적립하는 등 장타력까지 뽐내고 있다.

하주석이 극심한 타격 난조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강경학의 이러한 모습은 팀 전체에도 활기를 불어넣기 충분하다. 올시즌 한화는 누군가 부진하면 또다른 선수가 그 자리를 채우는 모습으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다. 이제 강경학이 그 리스트에 이름을 당당히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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