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KT 니퍼트가 프로 통산 100승 정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외국인 투수로서 새로운 역사를 쓰기까지 이제 단 1승만 남았다.

니퍼트는 지난 9일 수원 kt wiz 파크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7이닝 1실점 호투를 통해 KT의 5-2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니퍼트는 총 104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4사구 없이 6피안타 밖에 내주지 않았고, 탈삼진을 8개나 솎아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몇 차례 위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득점권에 몰렸을 때마다 탈삼진쇼가 펼쳐졌다. 4회에 떠안은 유일한 실점 역시 무사 1, 3루에서 초이스를 병살타로 처리해 아웃카운트 2개와 맞바꾼 결과다. 고비마다 남다른 집중력이 빛난 경기였다.

이로써 니퍼트는 시즌 5승(4패) 고지를 밟아 어느덧 팀 내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오른 어깨 통증으로 비시즌 준비가 수월하지 못했고, 4월 8일 뒤늦게 1군 무대를 밟았지만 5월 중순까지의 부진을 딛고 확실한 상승세를 내달리고 있다.

실제 지난달 29일 통산 맞대결 강세를 이어왔던 삼성을 상대로 6이닝 3실점(2자책점)을 기록해 자신감을 끌어올린 니퍼트는 3일 SK전에서도 7이닝 2실점을 기록해 시즌 첫 연승을 따냈다. 특히 SK 강타선을 상대로 변화구를 절묘하게 섞는 영리한 피칭을 가져가며 한 경기 개인 최다인 12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넥센과의 경기는 다소 우려를 낳은 점도 있었다. 통산 21차례 맞대결에서 7승9패 평균자책점 5.64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고, 지난 5일 경기에서는 5이닝 7실점(6자책점)으로 올시즌 한 경기 최다 실점을 기록했기 때문.

하지만 니퍼트는 이같은 걱정이 단지 기우였음을 증명해내며 시즌 전 김진욱 감독을 비롯한 동료, KT 팬들이 기대했던 에이스의 위용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KT가 4연패 늪에 빠져있던 상황에서 나온 활약이었기 때문에 더욱 반가웠다.

시즌 5승 뿐 아니라 개인 통산 99승(47패1무)째를 챙긴 니퍼트는 이미 외국인 투수 역대 다승 1위에 올라있지만 다음 등판에서 100승이라는 또 하나의 대기록에 도전한다.

현재까지 197경기(선발 189경기)째를 소화하고 있어 200경기 이내에는 충분히 100승을 넘볼 수 있을 전망. 역대 최소 경기 100승을 따낸 김시진(186경기)과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 페이스다. 또한 만 37세1개월3일 만에 99승을 챙겼는데 이상군의 최고령 100승(만 38세9일) 기록과 비교했을 때에도 니퍼트의 관록을 엿볼 수 있다. 한 시즌만 부진해도 재계약을 장담하기 힘든 외국인 선수 신분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 심각한 부진을 겪었던 니퍼트를 놓고 많은 야구 팬들이 더 이상은 KBO리그에서 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 실제 올시즌 평균자책점 5.13의 기록은 여전히 커리어 통산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니퍼트는 여전히 시속 150km가 넘는 속구를 구사하고 있으며, 변화구의 제구 역시 점차 살아나는 모습이다. 볼끝이 다소 무뎌졌다는 평가 속에서도 영리한 볼배합을 가져가는 등 생존을 위한 변화를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다. 두산 시절보다 동료들의 든든한 수비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9일 넥센전에서도 보여줬듯 스스로 돌파하는 해결사 능력도 살아나고 있다. 클래스의 위대함을 보여주고 있는 니퍼트에게 100승은 목표의 종착지가 아닌 단지 통과 지점일 뿐이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