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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일단 선발로 계속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 KIA 선발진은 양현종 홀로 버텨내는 모양새가 강하다. 작년에는 헥터가 함께 보조를 맞췄는데, 올해는 주춤하다. 페이스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지만, 양현종에 쏠린 무게감은 여전하다.

팻딘도 아쉬움이 있다. 감독의 교체 여부를 떠나 승운 자체가 없다보니 선수 본인도 괜히 위축이 된다. 13경기에 나와 2승을 따낸 것이 전부다. 그 외에 임기영과 한승혁 모두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모양새는 아니다.

작년 정도로 선발진 위력이 나오지 않으니 팀도 5할과 중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기태 감독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새로운 선발 옵션이 생기면 기용하고픈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하다.

그 옵션이 윤석민이라면 더욱 그렇다. 양현종이 현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팀 에이스로 활약하며 공을 던졌던 투수다. 2011시즌 투수 4관왕이 절정이었다. 타이거즈 하면 바로 윤석민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흘렀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고 다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2016시즌이 끝나고 어깨 수술을 받았고 작년 시즌을 통째로 회복과 재활에 몰두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렇게 다시 돌아왔다. 올해 1군 캠프에 참여하며 훈련을 소화했고 퓨처스리그에서 공을 던지며 몸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그렇게 지난 2016년 10월 5일 경기 이후 605일 만에 선발로 나왔다.

지난 6월 2일 광주 두산전이었다. 경험 하나는 확실한 투수기에 김기태 감독은 믿고 내보냈다. 4.2이닝 8피안타 4볼넷 5실점, 직구 최고 구속은 142km이었다. 예전 구위의 윤석민은 없었다.

결과는 패배였다. 그럼에도 김기태 감독은 윤석민의 보직에 대해 "일단 선발로 계속 생각하고 있다"라며 꾸준히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두 번째 선발 등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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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8일 사직 롯데전이었다. 또 패배다. 4.1이닝 동안 8피안타 1피홈런 5실점을 기록했다. 번즈에게 만루포 한 방을 얻어맞으며 졌다. 87개를 던졌고 직구 최고 구속은 여전히 142km였다.

슬라이더는 그나마 최고 139km까지 찍히며 감을 잡은 듯 했지만 현저히 떨어지는 직구 구속의 경우는 분명 문제가 있었다. 선수 본인은 계속 던지면 더 나아질 것이라 말하지만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어쨌든 두 경기에 나와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자연스레 불펜이 힘들어진다. 원체 불펜으로 인해 고생이 많은 팀이 KIA다. 팀 마운드 사정이 좋지 못하니 윤석민을 기다리는 것도 사실 벅차다.

김기태 감독은 윤석민의 8일 피칭을 지켜본 뒤에 "좋았던 부분도 있지만 안 좋았던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좀 더 기회를 주겠다는 의미지만, 마구잡이로 기다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더군다나 윤석민이 로테이션에 합류하며 기존 선발진에 대한 조정도 이루어졌다. 이전까지 양현종-헥터-팻딘-임기영-한승혁으로 로테이션이 돌아간 KIA다. 하지만 누군가 한 명이 나가야 한다.

그렇기에 1+1 옵션을 대안으로 꺼낸 김기태 감독이다. 양현종-헥터-팻딘은 그대로 두되, 임기영과 한승혁, 윤석민을 1+1 전략으로 기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선수들에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규칙적인 등판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컨디션 관리도 힘들다. 그렇다고 윤석민을 안 쓰기도 어렵다. 90억이나 준 선수다. 구단은 어떻게든 활용하고픈 마음이다. 감독 입장에서도 그냥 놔두기 아깝다.

하지만 지금 정도의 구위와 투구 내용으로는 계속 버티기 힘들다. 팀 내부도 흔들리는 판국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딜레마다. 과연 김기태 감독이 어떤 방식으로 윤석민을 활용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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