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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인천=길준영 기자] 샘슨(27)이 다시 한 번 삼진 쇼를 선보이며 KBO리그 탈삼진 선두를 달렸다. 탈삼진 부문에 있어서는 한화 투수 중 류현진 이후 최고의 활약이다.

샘슨은 지난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원정경기에서 6.1이닝 6피안타(1피홈런) 9탈삼진 1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의 득점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지만 9개의 탈삼진을 잡아내 시즌 81탈삼진을 기록하며 리그 탈삼진 2위 LG 소사(71개)와의 격차를 10개로 늘렸다.

올 시즌 한화와 계약하며 KBO리그에 입성한 샘슨은 11경기 4승 4패 63이닝 평균자책점 4.43을 기록하며 한화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

특히 뛰어난 탈삼진 능력이 돋보인다. 63이닝 동안 81개의 삼진을 잡아내 9이닝당 삼진이 11.57에 이른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압도적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샘슨이 지금의 삼진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144경기로 환산했을 때 올 시즌 238개의 탈삼진을 기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역대 단일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인 1984년 최동원의 223탈삼진을 뛰어넘는 숫자다.

물론 아직 시즌이 많이 남은만큼 샘슨이 지금의 페이스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그만큼 현재 샘슨의 탈삼진 페이스가 좋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한화 역사상 삼진을 가장 잘 잡았던 투수는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이다. 2012년 역대 단일시즌 최다 탈삼진 공동 6위에 해당하는 210탈삼진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200탈삼진을 두 차례 기록했다. 정민철 역시 1996년 203탈삼진을 기록하며 200탈삼진을 넘겼다.

하지만 류현진 이후 한화에는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가 사라졌다. 류현진 이후 한화에서 100탈삼진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4명뿐이다. 2013년 바티스타가 150탈삼진을 기록했고 같은 해 이브랜드(129개), 2015년 탈보트(120개), 2014년 앨버스(107개)가 뒤를 이었다.

이미 81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샘슨은 올 시즌 100탈삼진은 물론 바티스타의 150탈삼진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샘슨은 시즌을 1/3정도 소화한 현재 시점에서 이미 2013년 이후 한화 투수 중 단일시즌 최다탈삼진 17위에 올라있다.

샘슨이 삼진을 많이 잡을 수 있는 이유는 단순히 구속이 빠르기 때문만이 아니다. 샘슨의 주무기는 분명 최고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지만 결정구로는 오히려 변화구를 많이 구사한다.

이날 경기에서도 샘슨이 잡아낸 삼진 중 직구를 결정구로 사용한 것은 2개뿐이었다. 커브가 가장 많은 4차례 결정구로 사용됐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는 각각 2개와 1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빠른 강속구에 체인지업-커브-슬라이더까지 다양한 변화구가 조합돼 타자들이 구종을 예측하고 대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시즌 초반에는 제구가 전혀 안 되는 모습이었지만 디딤발을 교정하며 제구까지 안정됐다.

한화 투수가 KBO리그 탈삼진왕에 오른 것은 2012년 류현진이 마지막이다. 류현진은 KBO리그의 마지막 200탈삼진 투수이기도 하다. 올 시즌 샘슨이 한화에게 이 두 가지 기록을 안길 수 있을지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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