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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광주=김성태 기자]보여지는 성적은 분명 아쉽다. 지명타자라면 좀 더 고타율, 좀 더 많은 홈런이 필요하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타격감은 조금이나마 회복세를 찾은 듯 보인다.

KIA 나지완은 23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 선발 6번 겸 지명타자로 나와 3타수 1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팀은 9회 역전패를 당하며 8-9로 고개를 숙였기에 나지완도 아쉽게 빛이 바랬다.

이날 경기 전까지 나지완은 43경기에 나와 140타수 36안타 타율2할5푼7리 29타점 9홈런을 기록 중이었다. 규정 타석을 채운 7명의 타자 가운데 타율이 가장 낮다. 최근 10경기 기록만 봐도 그렇다. 31타수 4안타 타율1할2푼9리다.

누가 봐도 페이스가 저조하다. 그나마 4월 한 달은 21경기에 나와 63타수 20안타 타율3할1푼7리를 기록했다. 나름 제 몫을 해줬는데 5월이 되면서 고개를 푹 숙였다. 5월 타율이 2할8리다. 한 달 사이에 1할 이상 타율이 차이가 난다. 김기태 감독도 나지완 이야기가 나오면 얼굴이 빨개지며 조용히 입을 닫는다.

선수 본인도 그만큼 힘들어했다. 전날 22일 KT전에서도 선발 대신 대타로 나왔지만 안타 없이 조용히 물러났다. 하락세의 끝을 보여줬다. 그렇기에 23일 선발 6번 겸 지명타자로 출전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하지만 나지완은 본인이 왜 한 방이 있는 타자인지 확실하게 증명했다. 1-0으로 앞선 1회, 1사 만루에서 상대 선발 니퍼트와 붙었다. 첫 타석, 그것도 만루 찬스다. 가볍게 희생타만 쳐도 득점이다. 하지만 지금 나지완에게는 그것 조차 간절하다.

볼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에서 니퍼트가 3구째 공을 던졌다. 131km짜리 슬라이더였다. 그런데 이 공이 애매한 코스로 낮게 들어왔다. 나지완 특유의 큰 스윙이 나왔고 제대로 공을 맞췄다. 확실히 힘 하나는 좋은 선수다.

타구가 쭉쭉 뻗어가더니 챔피언스필드 가장 깊은 곳은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비거리 125m짜리 만루홈런이었다. 나지완의 시즌 10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8번째 만루포였다. 그 홈런으로 KIA는 1회부터 5-0으로 앞서는데 성공했다.

비록 9회말 대추격을 허용하며 8-4에서 8-9로 패했기에 만루포의 값어치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컸다. 여진히 정확도나 여러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 살리지 못한 기회도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나지완은 확실히 한 방이 있는 타자다. 팀이 치고 나가야 하는 순간, 빛을 발한다. 작년 한국시리즈 3차전 잠실에서 보여준 극적인 투런 홈런도 그렇다. 슬러거는 확실히 슬러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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