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제공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한화가 최악의 역전패 위기를 딛고 기어이 승리를 따내며 단독 2위까지 올라섰다.

한화는 지난 2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연장 11회 승부 끝에 8-7로 승리했다.

이날의 귀중한 승리로 한화는 시즌 27승19패를 기록하며 같은날 넥센에게 패한 SK를 밀어내고 단독 2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선두 두산과의 승차도 3경기로 좁히며 내심 1위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두산과의 주중 첫 경기 전까지 한화는 5월 12승4패로 승률 1위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승승장구한 결과와 달리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려가 되는 점들도 있었다. 5월 팀 평균자책점 3.38(2위)로 강력한 마운드 전력이 돋보였으나 팀 타율은 2할7푼7리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주 역시 4승2패의 성적을 남겼음에도 한화는 팀 타율 2할4푼3리, 평기당 평균 3점을 뽑는데 그치면서 화력이 더욱 약해진 모습을 노출했다.

특히 호잉은 이 기간 홈런 없이 타율 1할7푼6리 1타점에 머물러 있었고, 20일 LG전에서는 사구로 왼쪽 허벅지에 멍이 들기도 했다. 김태균도 지난주 타율 2할6푼3리, 송광민마저 타율 2할6푼3리에 머물며 중심 타자로서 확실히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

하위 타선은 시즌 내내 전력이 떨어지는 편이었다. 8, 9번 타순은 지난주 도합 타율 1할3푼2리(38타수 5안타)로 쉬어가는 수준이었으며, 타선 전체로 놓고 봐도 가장 많은 병살타(9개)를 기록하는 등 흐름이 자주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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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두산전 11회 짜릿한 재역전 드라마는 승리 자체로도 의미가 있었지만 타선이 살아났다는 점에서 더욱 큰 성과를 남겼다고 볼 수 있다. 타격 사이클이 바닥을 찍고 있던 호잉이 멀티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모처럼 폭발적인 모습을 보였고, 김태균도 호잉과의 백투백 홈런으로 그동안 홀로 분전했던 이성열의 부담을 덜어줬다.

또한 양성우가 부상으로 내려갔지만 최진행이 안타와 볼넷, 득점 등을 기록하며 하위 타선의 무게감을 채워줬고, 송광민도 경기 후반 유독 집중하지 못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끝내기 주인공이 됐다. 물론 여전히 침묵을 지킨 선수들도 있었지만 이러한 부진을 다른 선수들이 채웠다.

특히 한화는 ‘미스터 제로’로 군림해온 서균이 첫 자책점을 내준 것을 비롯해 안영명, 송은범 등 리그 최강 전력의 불펜진이 무너졌음에도 모처럼 활발한 타격전 속에서 승리를 따냈다. 마운드가 고군분투하고 있을 때 이들에게 미안함을 가지고 있던 타자들도 자신감을 얻게 됐다.

결과만 놓고 보면 투타의 활약이 뒤바뀐 채로 엇박자가 계속됐지만 결국 계속해서 승리하는 법을 알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두산, SK와의 6연전이 최대 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타선이 극적으로 부활하면서 이제 한화에게 이번주는 더욱 믿기 힘든 기적을 연출할 기회의 순간으로 인식돼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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